김준형 외교부 3급 기밀 공개에
與 “범죄, 국익 해치는 행동 자제”
野 “무능 덮는 물타기…尹 사과해야”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의 외교부 3급 기밀인 부산엑스포 유치 판세 분석 문건 공개에 대해 비판이 일자 “무능은 기밀로 숨길 수 없다”며 옹호했다.
외통위 소속 야당 의원 일동은 7일 밤 성명서를 통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김준형 국회의원은 7일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3급 기밀 전문을 공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명서에는 외통위 소속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권칠승·김영배·위성락·윤후덕·이용선·이재강·이재명·이재정·조정식·차지호·한정애·홍기원 민주당 의원과 김준형 혁신당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외교부가 지난해 11월, 재외 공관에 발송한 것으로 부산엑스포유치 판세분석과 함께 ‘유치전에 총력을 다하라’는 내용이었다”며 “‘사우디의 120표 이상 확보는 절대 실현 불가능’, ‘1차 투표 치열한 접전', '2차 투표 한국 과반 득표’라는 전문의 판세분석 내용은 119대 29라는 처참한 실제 결과와 판이하게 달랐다. 외교부의 무능력을 입증하는 자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늘 국정감사에서 공개되기 전, 외교부 장·차관은 여러 공식 석상에서 문건의 존재 자체를 부정해 왔다”며 “문건이 담고 있는 윤석열 정권의 무능이 문건을 숨겨야만 했던 이유였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데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무능에 대한 사과 대신 전문 입수 경위만 반문했다”며 “여당 외통위원들은 전문 공개를 ‘범죄’로 규정하고 김준형 의원에게 ‘국익을 해치는 행동 자제’를 요청했다”고 했다.
이들은 “보안 논란은 외교부의 무능을 덮는 물타기”라며 “실제 결과와 동떨어진 판세 분석 때문에, 부산 시민과 우리 국민들은 큰 실의에 빠졌다”고 강조했다.
또 “외교부의 판세분석을 들고 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을 상대로 유치전을 벌인 우리 외교관들은 양치기 소년이 됐다”며 “윤석열 정부의 외교부는 드러난 무능력 앞에 해명과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기밀이 무능을 숨기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아가 해당 문건 공개가 보안규정을 위반한 것도 아니다”라며 “해당 문서는 올 6월 30일을 끝으로 기밀문서가 아닌 일반 문서로 풀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타기용 보안규정 논쟁은 접고 그 내용에 담긴 외교부의 무능을 지적하는 것이 국회 국정감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준형 의원은 7일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판세 메시지 송부’라는 제목의 외교부 공문을 국정감사장 내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공개했다. 공문에는 지난해 11월 부산세계박람회 유치국 결정을 위한 국제박람회기구(BIE) 1차 투표에서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접전이 예상되고 2차 투표에선 한국이 과반 득표로 유치에 성공할 것이라는 외교부의 판세 분석이 담겼다.
하지만 당시 외교부의 분석과 달리 사우디가 1차 투표에서 참가국의 3분의 2 이상인 119표를 얻어 2차 투표 없이 박람회를 유치했고, 한국은 29표를 얻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