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 경찰에 적발된 가운데, 일부 야권 극렬 지지자들 사이에서 다혜씨를 맹목적으로 옹호하는 반응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친야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된 다혜씨 음주운전 관련 보도에는 다혜씨를 옹호하는 댓글이 여럿 달려 있다.
예컨데, "우리가 이해해주고 감싸줘야 한다. 얼마나 괴로웠으면 음주운전까지 했을까, "일국의 장관도 아니고, 연예인도 아닌 사람이 음주운전을 했다고 기사까지 내는 건 조회수 때문인가" 등의 반응이 대표적이다.
또 다혜씨가 문 전 대통령이 소유했던 '캐스퍼' 차량을 몰다가 사고를 낸 것에 대해서는 "그래도 전직 대통령 딸인데 경차 타고 다니시는 것 보니 제대로 된 분은 맞는데, 너무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와 함께 "현직 대통령 와이프는 디올백 받아도 일반인이라고 괜찮은데, 은퇴한 대통령 딸은 평생 공인으로 살아야 하니 뭔가 이상하다"며 검찰이 최근 불기소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을 연관짓기도 했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도 일부 기사 댓글에서 포착된 비슷한 반응들을 캡처해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그가 공유한 댓글은 "전직 대통령 딸이고 태국에서 육아했는데, 봐주면 안될까", "정치보복이다. 우연히 경찰이 검문하고 하필 우연히 그곳을 문다혜님이 운전해서 지나간다?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보나. 음주해도 안 걸리고 운전하는게 현실" 등이다.
정씨는 또 "문다혜님 일부러 희생하신 것 같다. 아버지 잡아 가두려고 하니까 자기가 대신 희생하신 느낌. 예수님 생각난다"는 한 네티즌의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씨는 "놀랍게도 지능적 안티가 아닌 진심이다. 숙연해질 정도의 지능"이라고 했다.
정씨는 또 다혜씨가 사고 전 우회전 차로에서 좌회전하는 장면에 포착된 데 대해 "법을 어길지언정 절대 우회전은 안하겠다는 문다혜 정신"이라며 "나도 오늘부터 좌회전 안하고 P턴 한다"고 조롱했다.
앞서 다혜씨는 전날 오전 2시51분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에서 운전하던 중 차선을 변경하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혔다. 경찰의 음주 측정 결과, 다혜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고는 정치권에도 파장을 몰고 왔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음주운전은 살인이라고 청와대에서 같이 살던 분이 얘기했었다"며 "아무리 아버지 말씀이 궤변이 많더라도 들을 건 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10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닌 살인 행위가 되기도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