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시가총액 1위 종목이자 대표 반도체 종목인 삼성전자 주가가 또 한번 ‘52주 신저가’ 기록을 경신하면서 장중 ‘6만전자(삼성전자 주가 6만원대)’ 선이 무너졌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36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16%(700원) 하락한 5만99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장 초반 5만9500원까지 내려 앉으면서 또 한번 52주 신저가 기록을 새롭게 썼다. 해당 주가는 지난해 3월 16일(장중 최저가 5만9100원)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삼성전자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증권가에선 하루 앞으로 다가온 올해 3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심이 움츠러든 점을 꼽는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내려잡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3조1480억원에서 10조1580억원으로 22.7% 하향 조정했다. 김 연구원은 “가장 큰 변수는 DS사업부 일회성 비용과 원·달러 환율 하락”이라며 “DS는 2분기 대비 영업 상황은 개선되나 일회성 비용으로 2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할 전망이고, 디스플레이는 고객 신제품 물량 효과로 2분기 대비 개선, VD/가전은 경쟁심화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기존 13조2000억원에서 10조2000억원으로 22.6% 내려잡았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부문에선 일회성 비용,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 규모 축소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며 “모바일에선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 부진, 부품 원가 부담 가중으로 전년대비 영업이익 규모 20.5% 축소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올해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예상 평균치)는 10조7717억원으로 지난 8월 13조6606억원에 비해 21.15%나 하락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외국인이 ‘팔자’를 이어가면서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9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9조10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반도체 고점론과 함께 일반 메모리 반도체 평균판매단가(ASP)가 더 오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인공지능(AI) 핵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밀린 것도 투자심리가 악화한 원인으로 꼽힌다.
목표주가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달 이후 삼성전자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 중 19곳이 목표주가를 내려잡았다. 대부분 10만원에 못 미친 9만원대를 제시했는데,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증권사가 10만원 이상을 제시한 것과 상반된다.
가장 최근 삼성전자 리포트를 낸 SK증권은 기존 목표주가 12만원에서 8만6000원으로 조정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8만6000원으로 내린 이유는 거시 경제 부진에 따른 세트의 더딘 회복과 이로 인한 메모리 사이클 단기 둔화를 반영해 2025년 영업이익을 50조원으로 24% 하향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삼성전자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상황이란 지적도 증권가에선 나오고 있다.
한동희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12개월 선행 P/B(주가순자산비율) 1.02배 수준으로 역사적 하단 영역에 불과하다는 점과 AI 강세 지속 속에 HBM, DDR5, D램 고용량 모듈, e-SSD(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호조를 감안하면 낮은 기저의 전통 세트 부진이 메모리 업계에 미치는 악영향은 지나치게 과장돼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HBM3e의 엔비디아 양산 퀄 (테스트) 완료’, ‘HBM 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D램 업황도 양호하다는 안도감’만으로도 충분한 수준의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