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인기…‘피지컬: 100’ 흥행 재연 기대
대규모 촬영장에 화려한 출연진으로 호평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넷플릭스가 선보인 오리지널 서바이벌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이 초반부 흥행몰이를 하면서 ‘피지컬: 100’의 뒤를 이을 서바이벌 흥행작이 될지 주목된다.
22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흑백요리사’는 넷플릭스가 1∼4부를 공개한 17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국내 1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는 공식적으로 주간 단위로만 순위를 공개하고 있어 첫 성적표는 이달 25일에 나오게 된다. 서비스 화면 내 ‘오늘 대한민국의 톱10 시리즈’ 코너에 ‘흑백요리사’가 1위로 소개돼 있어 높은 성적이 기대되고 있다.
국내에서 시작된 인기는 결국 세계로 뻗어나가는 중이다. 지난 19일 싱가포르 넷플릭스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홍콩 2위, 말레이시아 3위, 뉴칼레도니아 2위, 카타르 3위, 태국 3위, 아랍에미리트 3위 등을 기록 중이다. 영어권에서도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호주에서는 19일 9위로, 뉴질랜드에서도 8위에 오르며 톱10에 진입했다. 20일에는 세계 10위에 올랐다.
12부작인 ‘흑백요리사’는 이달 24일 5∼7부, 내달 1일 8∼10부, 내달 8일 11∼12부가 공개된다.
‘흑백요리사’는 최고의 요리사 자리를 놓고 100명이 경쟁을 펼치는 과정을 담은 서바이벌 예능이다. 이 프로그램은 넓은 세트장에 100명의 경연 출연자가 한 명씩 모습을 드러내고 이들이 누군지 소개하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80명은 ‘흑수저’ 셰프로 명명되며 각자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셰프나 요리 유튜버 등이다. 곧이어 이들 흑수저 셰프를 내려다보는 높은 자리에 새하얀 조리복을 입은 20명의 '백수저' 셰프가 나타나는데, 이름만 들어도 알 만큼 요식업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이들이다.
마지막으로 2명의 심사위원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안성재 모수 서울 셰프가 모습을 드러낸다.
첫 과제는 80명의 흑수저 셰프만을 대상으로 한다. 먼저 각자 가장 자신 있는 요리를 선택해 심사위원에게 선보여 20명만 생존하는 방식이고, 이렇게 살아남은 이들만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가 백수저 셰프들과 대결할 수 있다.
3부에서 흑수저 셰프 60명의 탈락이 확정되고, 생존한 이들은 백수저 셰프와 1대 1로 짝을 이뤄 대결을 펼친다. 경연 상대인 두 사람은 임의로 정해진 똑같은 주재료를 써야 하고 백종원과 안성재 두 심사위원이 눈을 가린 채 음식 맛만으로 승패를 결정한다.
‘흑백요리사’는 압도적인 자본력을 가진 넷플릭스의 장점을 한껏 살린 규모감과 호화로운 출연진으로 눈길을 끈다.
최대 80명이 동시에 요리할 수 있는 약 1000평 규모의 대형 세트장에서 전문적인 요리 장비들이 즐비하게 등장해 눈을 즐겁게 한다.
아울러 20명의 백수저 셰프로 여경래, 최현석, 오세득, 이영숙, 정지선 등 이미 대중적으로 유명한 셰프들과 에드워드 리, 선경 롱게스트 등 외국에서 활동하는 쟁쟁한 셰프들이 등장한다.
이들 대부분이 백종원, 안성재 심사위원과 견줘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의 명성과 실력이 있음에도 모두 진지한 태도로 최선을 다해 경연에 긴장감을 더하고 뛰어난 솜씨로 감탄을 자아낸다.
두 심사위원의 차이점과 신경전도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백종원 대표는 수많은 사업 경험에서 우러난 뛰어난 지식을 이용하고, 한국에서 유일한 미쉐린 3스타 식당의 안성재 셰프는 시청자가 간과하기 쉬운 요리의 완성도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특히 두 심사위원의 의견이 엇갈릴 경우에는 왜 다른 선택을 했는지 토론을 거쳐 승자를 결정하는데, 서로 존중하면서도 자기 의견을 쉽게 굽히지 않는다.
‘흑백요리사’는 상대적으로 평점을 낮게 주는 사이트 왓챠피디아에서도 4.3의 높은 점수를 기록할 정도로 호평받고 있다.
“보는 게 아까울 정도로 재미있는 서바이벌 예능”, “순식간에 네 시간이 삭제됐다”, “넷플릭스의 자본력은 이렇게 쓰는 것” 등 우호적인 코멘트가 줄을 이었다.
일부 시청자는 한때 유행하다가 최근 방송가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진 요리 서바이벌이 나온 데 환영하기도 했다. 요리 서바이벌 예능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리즈 우승자와 준우승자 김승민, 최강록, 박준우 등이 출연한 것을 반가워하는 반응도 눈에 띄었다.
특히 적지 않은 시청자가 “‘피지컬: 100’ 요리판”이라며 공통점에 주목했다. 넷플릭스가 제작했다는 점뿐 아니라 경연 참가자가 100명으로 똑같은 대규모 서바이벌이라는 점 등이 ‘피지컬: 100’ 시리즈와 닮은꼴이기 때문이다.
‘피지컬: 100’ 시리즈는 시즌1 공개 당시 주간 비영어권 시청 1위를 2주 연속으로 차지하며 지금까지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제작한 모든 예능 가운데 가장 큰 흥행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