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미국 증시와의 동조화로 연일 약세
FOMC, 한국 시간으로 연휴 다음날인 19일 새벽 3시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코스피가 8월에 이어 9월에도 폭락장을 연출하면서 추석 연휴(14일∼18일)를 앞둔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은 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를 지속적으로 반영하며 출렁이고 있다.
시장이 기대하던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됐으나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금리 인하가 호재인지 여부조차 판단하기가 어려워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 전까지 현금 비중을 높이는 등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에 고용지표 등에서 경기 침체가 아님이 확인되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라며 “경기 우려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시장은 다시 빅컷을 요구하게 되는데, 연준이 25bp(1bp=0.01%포인트) 인하하게 되면 인하 폭이 불충분하다는 반응이 나올 것이고 50bp를 인하하면 연준이 경기침체를 시인한 것이 되기 때문에 어느 쪽이든 위험 선호에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근 미국 증시와의 커플링(동조화)이 강화된 국내 증시는 호재보다는 악재를 강하게 반영하면서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다. 나아가 금융투자소득세 등 국내 과세 정책의 불확실성에 ‘빅이벤트’ 목전에 연휴를 대비하는 수급 공백이 국내 증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모습이다.
FOMC는 미국 시간으로 17일∼18일 열리고 기준금리 발표는 18일 오후 2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은 오후 2시 30분에 진행된다. 한국 시간으로는 연휴 다음날인 19일 새벽 3시, 3시 30분이다. 국내 투자자들로서는 FOMC 직전 3일간 포지션을 조정할 기회 없이 미국 통화정책 결과를 받아 들게 되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현금 비중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은 종목을 찾아 투자할 것을 권유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9일 FOMC 결과와 20일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를 언급하며 “추석 연휴 기간과 연휴 직후 많은 이벤트와 이슈가 집중돼있는 만큼 연휴 전에는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현금 비중을 확대하면서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단기 환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진 외국인 수급이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한국 주식시장은 외국인 수급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FOMC 등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추석 연휴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이 불안 요인”이라며 “외국인 보유 비중이 적은 업종·종목들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했다.
현재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고, 국내 증시의 낙폭은 더욱 지나치다는 의견도 나오는 만큼 추석 연휴 전 증시가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540대를 기준으로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8배로, 지금 지수 레벨대는 거의 바닥에 다 온 구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시장은 경기 향방과 9월 인하 폭에 대한 설전을 벌이면서 변동성이 한 두차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경민 연구원도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으며 반도체, IT, 자동차, 기계 업종에서 단기 트레이딩 및 현금 비중 확대의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