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정밀안전진단 최종 통과
번동주공1단지도 1월 재건축 확정
재건축 기대감에도 집값은 약세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서울 강북구 번동주공4단지가 정밀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했다. 서울에서 보기 드문 6억원 미만 아파트로 한때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집 구매한 사람) 수요가 몰렸던 대표적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단지다. 재건축 사업 본격화를 계기로 바닥을 다지고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 집중되고 있다.
4일 강북구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번동주공4단지는 지난달 28일 정밀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했다. 번동 234 일대 번동주공4단지는 1991년 준공됐다. 최고 15층, 8개동, 900가구로 이뤄져 있다. 지난 2022년 말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지 2년여 만이다.
이 단지 인근 노후 주거지 정비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번동주공은 총 5개 단지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영구임대 아파트인 2·3·5단지를 제외한 1단지와 4단지가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번동주공1단지는 지난 1월 재건축 확정 통보를 받았다. 이 단지는 1991년 지어졌다. 최고 15층, 14개동, 1430가구 규모다.
번동주공4단지는 한때 서울 내 6억원 미만 단지로 영끌족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재건축 사업 준비에 대한 기대감에도 집값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 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 4월 20일 5억9000만원(9층)에 팔렸다. 2021년 9월 최고가(7억9000만원)보다 2억원 급락한 금액이다.
전용면적 76㎡도 지난 7월 5억3000만원(2층)에 손바뀜하며 2022년 최고가(7억5000만원) 대비 2억여원 하락했다. 해당 평형의 호가는 5억5000만원에서 5억9000만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소형평수인 전용면적 41㎡은 지난 3월 11월과 26일 각각 3억7000만원(15층), 3억2000만원(3층)에 팔렸다.
일각에선 안전진단이 일종의 통과의례에 불과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지난해 1월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하면서 적정성 검토 없이 재건축을 할 수 있게 됐다. 과거처럼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해 정비 사업이 멈춰선 곳은 극소수라는 얘기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안전진단 통과로 집값이 1~2억원 가량 상승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전고점을 뚫고 올라가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미 노도강 재건축 단지 중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사업성이 낮아 추진이 어려운 곳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송 대표는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면서 안전진단이 더 이상 정비사업의 ‘옥석을 가리는’ 기준이 아니라 신청하면 모두 통과되는 절차가 됐다”며 “예전만큼 안전진단의 의미가 크지 않고 퇴색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건축 단지 실거래가가 6억원 미만이라는 것은 시장에서 평가하기에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