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효율 제고 및 비용절감 차원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유동성 확보
에셋 라이트 모델 추구…인수자 부담 낮추기도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포트폴리오기업이 보유하던 비핵심자산을 매각하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기업 내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활용, 기업가치 제고(밸류업)에 마중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한샘 상암사옥을 그래비티자산운용에 오는 20일 매각한다. 앞서 2017년 상암사옥을 1485억원에 매입했던 한샘은 토지 및 건물 일체를 3200억원에 매각하게 된다.
IMM PE는 상암사옥을 매각 후 재임대하는 세일앤리스백 방식으로 임차할 계획이다. IMM PE가 2021년 인수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한샘은 우량 자산을 바탕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는 등 부동산 경기 위축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는 2017년 인수한 밀폐용기업체 락앤락이 보유하던 안성공장 토지와 건물을 지난달 22일 850억원에 매각 완료했다. 앞서 락앤락은 생산효율 제고 및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안성공장 생산을 지난달 중단했던 바 있다. 거래 상대방은 이오테크닉스, 금강쿼츠, 에스티씨 등으로 락앤락은 자산매각을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또한 락앤락은 오는 6일 중국법인 락앤락일용품(소주)유한공사 보유지분을 409억원 상당에 매각할 예정이다. 마찬가지로 현금 유동성을 추가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보유지분을 처분한다.
어피니티는 락앤락 보유주식 약 90% 가량을 국내 신설법인 컨슈머피닉스로 현물출자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진행하기 위한 포석이 깔렸다. 소수주주의 지분을 모회사 지분 등으로 맞바꿔 상장폐지에 필요한 주식을 확보한 뒤 락앤락을 자진상폐할 계획이다. 그간 어피니티는 영국 케이맨제도에 설립한 자회사를 활용해 락앤락을 지배하는 구조를 유지해왔는데, 주식교환을 위해서는 국내법인이 주체가 되어야 해 지배구조에 변화를 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투자사 이외에도 중견 사모펀드 또한 자산 정리 작업에 한창이다. 오는 11월 콘텐츠 제작사 초록뱀미디어 인수를 앞둔 큐캐피탈파트너스(이하 큐캐피탈)는 콘텐츠 본업과 무관한 부동산 등 초록뱀미디어가 보유한 비영업용자산 2500억원어치 상당을 순차적으로 처분할 계획이다.
초록뱀미디어는 ‘나의 해방일지’, ‘나의 아저씨’, ‘펜트하우스’ 등 시청률이 높았던 드라마를 제작한 방송 프로그램 제작사다. 작가 등에게 제작하는 선급금, 작품 제작비 등 콘텐츠 방영 전까지 ‘캐시 버닝’이 불가피해 선제적으로 현금 곳간을 채워두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밸류업 전략을 수립하게 된 배경에는 투자에 잔뼈가 굵은 운용사의 경험이 자리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보유자산을 활용한 전략 수립을 통해 투자기업의 가치 제고를 꾀한다. 궁극적으로는 투자기업의 체질개선을 도모해 시너지를 낼만한 신규 투자자를 적기에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러한 청사진을 구체화하기 위해 PEF 운용사가 포트폴리오기업 내 현금화 가능한 자산을 활용하는 사례가 종종 목격된다. 이외에 에셋라이트(Asset Light) 모델을 추구해 매물 사이즈 줄인 뒤 인수후보자의 부담 낮추는 전략을 추구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