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25년 간 실종된 딸을 찾아 전국을 헤매던 송길용(71)씨가 끝내 딸을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배우 김우빈도 빈소에 조화를 보내 추모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 시민의모임' 관계자는 "송씨가 지난 26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28일 밝혔다.
송씨의 딸 송혜희(당시 17세)씨는 1999년 2월13일 경기 평택의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뒤 행방불명됐다.
송씨는 딸이 실종된 직후 '실종된 송혜희 좀 찾아주세요'라고 적힌 현수막을 전국 곳곳에 설치하고 전국에 있는 아동보호시설을 수소문하면서 애타게 딸을 찾아다녔다.
이 현수막은 서울 종로와 명동, 고속도로 휴게소, 수도권 대학가, 지방 교차로 등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면 전국 어디에나 걸려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트럭에 딸의 사진을 붙이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기도 했고, 여러 방송에도 출연했지만 결국 딸을 찾지 못했다.
이날 송씨의 빈소를 찾은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 나주봉 회장은 "자식 걱정만 하던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아버지였다"며 "자신의 목숨까지 바쳐서 실종된 자식을 찾는 사람은 송씨 밖에 없었다. 너무 황망하고 허탈하다"고 말했다.
생전 송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혜희는 어딘가 분명 살아있을 것이다. 눈 감기 전에 한 번이라도 꼭 보고 싶다"며 "지금도 우리 혜희만 찾을 수 있게 해준다면 목숨도 기꺼이 내줄 수 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날 빈소에는 송씨가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평생을 바쳤던 만큼 고인을 기리는 무거운 발걸음들이 이어졌다. 경찰청 청소년보호과, 아동권리보장원, 배우 김우빈 씨 등의 조화가 빈소에 있었다.
이에 김우빈이 송씨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지만, 김우빈이 평소 송씨가 딸을 찾는다는 현수막을 본 적이 있어 개인적으로 애도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우빈 소속사 측은 “‘송혜희 씨를 찾는다’는 플래카드를 평소에 본 적이 있었는데 부고 소식을 전해 듣고 애도 차원에서 조화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송씨의 빈소는 평택 송탄제일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29일 오전 6시에 진행됐다. 앞서 송씨의 아내는 우울증을 앓다 먼저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