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늙었네”…살면서 두 번, ‘이 나이’에 급노화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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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인간의 신체가 44세와 60세에 급격히 노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체가 점진적으로 늙는 게 아니라 두 시기에 걸쳐 극적인 변화를 겪는다는 의미다.

16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25∼75세 지원자 108명에게 1∼7년 동안 혈액과 대변 , 피부·구강·코에서 면봉으로 채취한 표본을 정기적으로 받아 노화 진행 경과를 분석했다.

연구진이 13만5000개의 다양한 분자(RNA, 단백질, 대사 산물)와 미생물(자원자의 장과 피부에 서식하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균류)을 추적한 결과, 대부분의 분자와 미생물의 양은 점진적이거나 연대순으로 변화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대신 40대 중반과 60대 초반일 때 분자와 미생물이 크게 변화하는 경향이 있음이 드러났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 실렸다.

연구를 이끈 스탠퍼드대 유전학자 마이클 스나이더 교수는 "우리는 시간이 따라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게 아니라 몇 번의 극적인 변화를 겪는다"며 "40대 중반은 60대 초반과 마찬가지로 극적인 변화의 시기"라고 설명했다.

40대 중반의 신체 변화와 관련해서는 애초 여성의 폐경기 전후 변화 탓에 전체 그룹의 결과가 왜곡된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추적 결과 40대 중반의 남성에게도 비슷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 중반에 급격한 변화를 보인 것은 주로 심혈관 질환이나 카페인·알코올·지방질 대사 능력과 관련된 분자였다. 반면 60대 초반에는 면역 조절, 탄수화물 대사, 신장 기능에 관련된 분자 변화가 관찰됐다.

피부와 근육 노화 관련 분자는 두 시기 모두에서 변화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런 분자 변화 중 일부는 생활 습관이나 행동 요인과 관련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알코올 대사 기능의 변화는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인 40대 중반에 음주량이 증가하면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나이더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어느 시기에 운동량을 늘려야 하는지도 보여준다면서 "우리는 아직 건강할 때 생활 방식을 바꿔야 한다"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