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김민지 기자] 대신증권이 9월 중 코스피 지수가 2750선을 돌파할 것이라고 19일 전망했다. 물가 안정과 경기 침체 공포심리 완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이유에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7월 미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한 데 이어 7월 소매판매도 예상보다 올랐다”면서 “실업수당 청구건수 감소가 가세하며 글로벌 금융시장, 주식시장에는 ‘최상의 조합’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경기침체 공포가 빠르게 후퇴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미국채 10년물은 4% 이하에서, 달러화는 201p 수준에서 하향 안정세를 보였다고도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엔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 이자율이 낮은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나 성장 자산에 투자하는 것)’ 청산과 관련한 변동성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8월 중순 이후 엔캐리 청산에 대한 악순환의 고리가 약화돼 엔·달러 환율 등락에 상관없이 나스닥은 반등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라며 “다음달 18일(현지시간)로 예정된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다음달 20일 9월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 전후로 예상되는 미 금리인하와 BOJ의 통화정책 스탠스 확인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엔화 변동성 확대와 엔캐리 청산 움직임이 재현될 수 있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 영향력과 유동성 변화의 가속도는 현저히 떨어질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이 연구원은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여전히 산업생산 증가율은 예상치를 하회한 엇갈린 중국의 실물지표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반적인 경기둔화 속에 경기부양정책의 효과가 유입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을 둬야 한다는 뜻이다.
국내 증시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미국발(發) 이벤트로는 오는 22일(현지시간) 공개되는 7월 미 FOMC 의사록 공개와 23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을 꼽았다.
이 연구원은 “(금융투자시장 내) 11월 50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와 연내 4회 금리인하 기대 심리가 존재하는 가운데, 경기 상황과 미 연준의 스탠스 간에는 ‘시소게임’이 불가피하다”면서 “시장의 기대와 미 연준의 스탠스 간 괴리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통화 정책과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확보할 지 여부가 (증시 향방에) 관건”이라고 짚었다.
이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연설에 대해선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켜 줄 가능성은 낮다”면서 “더 강한 모멘텀이 되기보단 단기 등락의 빌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19~22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최종 지명되면서 커질 ‘해리스 트레이드(해리스 부통령 수혜주에 베팅하는 현상)’의 영향은 단기적일 것이란 게 이 연구원의 예측이다.
이 연구원은 “정치적 이슈와 이벤트가 증시 흐름·방향성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며 “투자심리와 수급 변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단기 트레이딩 전략으로 유용할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 트레이드’에 따른 수혜 섹터로 이 연구원은 반도체, 자동차, 인터넷, IT, 신재생에너지를 꼽았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의 움직임에는 오는 22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금리 인하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대신증권은 이번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존 3.50%에서 3.25%로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금리 인하 기대 선반영에 따른 채권금리 반등 가능성이 존재한다”면서도 “금리인하 사이클 진입은 밸류에이션 매력을 배가시키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연구원은 “선행 주당순이익(EPS) 상승 국면에서 코스피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이며, 12개월 선행 EPS 상승 추세도 이어질 것”이라며 “양호한 실적 시즌과 견조한 실적 컨센서스 추이는 코스피 밸류에이션 매력을 높이는 변수”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실적 대비 저평가된 업종인 반도체, 자동차, 기계 섹터를 비롯해 2차전지, 인터넷 등 성장주 중심의 대응력 강화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