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고용동향, 7개월 만에 제조업 고용 감소세 전환

3개월 연속 취업자 수 감소한 건설업 이어 제조업도 '먹구름'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건설업에 이어 제조업 고용경기도 악화하고 있다. 정부가 세금으로 마련한 ‘재정 일자리’ 업종인 서비스업을 제외하곤 모든 업종에서 경기가 빠르게 침체하면서 고용 한파가 전방위로 퍼지는 조짐이다.

19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9월 ‘주요 업종별 전문가 서베이지수(PSI) 결과’ 9월 지수는 104로 나타났다. 이는 8월 지수 110보다 6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PSI는 100(전월 대비 변화 없음)을 기준으로 높을수록 전월보다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낮을수록 업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이 많다는 뜻이다.

건설업 이어 제조업도 '고용한파' 몰아치나...산업硏
[산업연구원 제공]

9월 업황 전망 PSI는 104로 지난 2월과 같은 수준이며 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세부 지표로는 내수(99)가 8개월 만에 기준치를 밑돌았고, 수출(109) 역시 전월(119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생산(110)은 전월 수준과 다르지 않았지만 반도체는 156으로 8월(158)보다 소폭 하락했다. 이런 전망은 경기 후행지표인 고용에도 나타나는 모습이다.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7개월간 증가세를 유지하던 제조업 취업자는 1만1000명 줄어 감소로 돌아섰다. ‘질 좋은 일자리’로 인식되던 제조업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청년(15~29세) 취업자 수 감소와 무관치 않다. 청년 취업자 수는 14만9000명 감소했다. 실제 양질의 민간 일자리가 줄면서 ‘그냥 쉬는’ 청년은 44만300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제조업 취업자마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하반기 고용상황은 갈수록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건설업 취업자는 이미 지난 5월(-4만7000명), 6월(-6만6000명) 2개월 연속 감소한 데 이어 7월엔 무려 8만1000명 감소하면서 2013년 10차 산업분류 변경 후 가장 큰 폭 감소했다. 단, 정부가 내놓은 건설업 대책의 핵심은 제조업으로의 ‘전직’ 이었다.

그러나 제조업 고용마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건설업 상용·일용직 근로자들의 전직마저 쉽지 않게 됐다. 남은 건 서비스업 뿐이지만, 대다수가 고령층을 대상으로 ‘재정 일자리’다. 실제 7월 취업자 수는 60대 이상에서 27만8000명 증가했고, 세금으로 만든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등에서 11만7000명이 증가했다. 이는 양질의 일자리와는 거리가 있다.

한편, 하반기 경제성장률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그나마 국내총생산(GDP)을 떠받쳤던 수출 경기마저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하향조정했다. 4가지 GDP 구성요소 중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지난 2분기 소매판매액지수(불변)는 102.0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9% 감소했고, 설비투자 역시 지난해 5~12월 내리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2월부터 다섯 달 연속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