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실업↓’ 美 침체 공포는 허상?…‘대폭락 완전 극복’ 나스닥처럼 코스피도 달릴까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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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8월 들어 미국 뉴욕증시를 짓눌렀던 ‘R(Recession, 침체)의 공포’가 예상치를 웃돈 미 소비지표 덕분에 해소된 모양새다. 이를 계기로 미 뉴욕증시는 일제히 급등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5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54.67포인트(1.39%) 뛴 40,563.0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8.01포인트(1.61%) 상승한 5,543.22,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401.89포인트(2.34%) 급등한 17,594.50에 장을 마쳤다.

미국 7월 소매판매가 ‘깜짝 증가’를 기록하고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도 2주 연속 감소했다는 소식에 주식 투자자들이 환호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1% 상승한 7097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 0.4% 증가를 대폭 상회하는 수치다. 7월 수치인 전월대비 0.2% 감소와 비교해도 크게 개선됐다.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도 예상치를 밑돌며 감소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 22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주보다 7000명 감소한 수치다. 시장 예상치 23만6000명도 밑돌았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미국 경제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핵심 지표 중 하나다. 최근 금융시장이 침체 공포로 무너졌던 만큼 견고한 소비와 고용 안정은 공포심을 털어내는 데 유용했다.

윌리엄 블레어의 거시경제 분석가 리차드 드 샤잘은 소매판매 지표에 대해 “다시 한번, 미국 소비자가 시장을 긍정적으로 놀라게 할 수 있다는 증거가 나왔다”며 “미국 소비자들은 붕괴 직전에 있지 않다는 점을 확실히 드러내는 보고서였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필수 소비재 기업 월마트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내놓은 점도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월마트는 지난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1693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조정 후 주당순이익(EPS)도 0.67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8% 급증했다. 매출과 EPS 모두 시장 예상치를 가뿐히 웃돌았다. 이같은 결과에 월마트는 이날 주가가 6% 넘게 뛰었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 주식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엔비디아는 이날도 4% 넘게 오르며 시장 주도주 지위를 확고히 했고 메타플랫폼스도 2%대 상승률로 흐름에 동참했다. 테슬라는 6.34%나 뛰었다.

미국 법무부가 반독점법 위반으로 사업부 해체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전날 하락했던 알파벳도 이날 강보합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도 가파르게 올랐다. 브로드컴(5.35%), ASML(5.53%), AMD(4.70%), 퀄컴(3.70%), Arm홀딩스(3.59%), 마이크론테크놀로지(6.51%), 램리서치(5.30%) 등은 여타 업종과 비교해도 오름폭이 컸다.

대형 화장품 유통기업 울타 뷰티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 분기에 주식을 69만여주 매수한 사실이 공개되자 주가가 11% 이상 급등했다.

대형 통신장비업체 시스코는 기대를 뛰어넘은 실적과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후 주가가 6% 이상 뛰었다.

모건 스탠리의 크리스 라킨 투자 분석가는 “오늘 나온 것 같은 지표가 많아질수록 미국 경제가 침체를 향한다는 우려는 누그러질 것”이라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압박은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울프리서치의 스테파니 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나온 견고한 소매판매와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하늘이 미국 경제에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며 “경기 추동력이 식은 것은 맞지만 당장 침체로 향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소매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9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한다는 베팅도 크게 힘을 잃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날 마감 무렵 9월 기준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74.5%까지 높여 잡았다. 50bp 인하 베팅은 25.5%까지 내려갔다.

알베르토 무살렘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공개 발언에서 인플레이션 둔화를 근거로 “정책금리 변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며 “고용시장은 더는 과열되지 않았고 더 이상 인플레이션에 명백한 상방 위험 요소도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 수입물가는 7월 들어 소폭 상승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는 0.1% 하락이었다.

연준은 7월 산업생산이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산업생산은 올해 3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과 유틸리티가 약보합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는 모두 올랐다. 임의소비재가 3.38% 급등하며 가장 크게 올랐고 산업과 재료, 기술도 1% 이상 상승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96포인트(5.93%) 하락한 15.23을 기록했다.

전날 광복절 휴장으로 하루 쉰 국내 증시도 16일엔 미 증시발(發) 훈풍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갈 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4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23.00포인트(0.88%) 오른 2,644.50에 거래를 마치며 9일 이후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11.97포인트(1.56%) 오른 776.83에 장을 마쳤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커진 점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최근 한 달 간 반도체 업종에서만 약 4조원 넘게 순매도 했던 외국인의 수급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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