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배우 이건주(43)가 무속인이 된 계기와 심경을 밝혔다.
뉴시스에 따르면,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이 지난 13일 공개한 영상에서 이건주는 "작년이랑 재작년에 우울증이 심하게 왔었다. 혼자 있을 때 정말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루에도 몇번씩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신병이 정신적으로 왔다. 방울 소리가 막 들렸다"고 덧붙였다.
이건주는 "방울소리가 들리던 그날 새벽에 자려고 했는데, 위에서 여자 둘이서 계속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고 떠올렸다. "우리 집이 꼭대기 층이라 위에 사는 사람이 없는데, 왜 이렇게 여자 둘이서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리지 싶었다. 그때 내가 우울증이 심각하게 오고, 정신병이 오나보다 했다. 매일 울었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이건주는 "자는데 할아버지 5명이 나를 내려다보기도 했다. 한 할아머지는 지팡이로 제 머리를 때리면서 깨웠다. 미치겠더라. 막 방울소리가 들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신이 오셨을 것이라는 생각은 한 번도 안해봤다"고 밝혔다.
"그냥 내가 정신적으로 미쳤구나 싶어서 어떻게 해야지 했던 찰나에 신아버지가 그걸(신병을) 알아챘다. 저한테 옷을 입히시더니 방울이랑 부채를 들려주고 뛰라고 하시더라. 그때 저도 알게 됐고, (무당이 되는 것으로) 인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제작진은 이건주가 무속인이 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접한 지인들의 반응을 물었다. 지난 6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는 이건주가 이달 2일 경기도 하남에 있는 한 굿당에서 내림굿을 받고 무속인으로 새 인생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건주는 SBS TV 예능물 '신들린 연애'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은행원 출신 무당 함수현과 '신남매'가 됐다.
이건주는 "신굿을 하고 나서 다음날 기사가 나왔는데, 제 휴대폰 배터리가 방전이 될 정도로 연락을 많이 주셨다"고 답했다. "반응이 극과 극이었다. '너 장난이지? 기사 잘못 올라온 거 아니야. 너 뭐 촬영해?(무당 역할 맡았어?)' 이렇게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가족들은 지금도 운다. 나도 무당 된다고 말한 뒤 매일 울었다. 솔직히 요즘도 운다"고 밝혔다.
"마음이 아픈 게 어떤 사람은 '쟤는 하다 하다 안 되니까 인기 떨어지니 무당 된다고 어그로 끌려 나왔네'라고 하는데 그게 너무 아픈 말이다. 어느 누가 무당 되면서 어그로 끌려고 하겠냐. 이 길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길인데"라고 고백했다.
이건주는 "무당이 된 뒤 정신적으로나 마음적으로는 확실히 편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눈물은 난다.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일 것이다. '나 이제 어떡하지? 이제 무당됐네. 열심히 해야지' 정말 복잡 미묘한 마음이 많이 든다. 그래도 살려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이다"고 했다.
이건주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법당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려고 한다"며 예약이 폭주하고 있다고 했다. "욕심일지 모르겠지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 무당과 함께 배우나 연예인의 길도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건주는 1986년 드라마 '시사회'를 통해 아역 배우로 데뷔했다. MBC TV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1986~1994)에서 '순돌이' 역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