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개월 만에 19만원 아래
전날 애플 '구글 설계' AI칩 이용 소식
HBM 공급 영향 우려 속 투자심리 악화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SK하이닉스 주가가 30일 애플발 악재가 겹치면서 2개월 만에 19만원선을 내줬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6700원(-3.43%) 내린 18만8900원으로 사흘 만에 하락 마감했다. 종가 기준 SK하이닉스 주가가 18만원대로 떨어진 건 지난 5월 31일(18만9200원) 후 2개월 만이다. 장중 9100원(-4.65%) 내린 18만6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11일 역대 최고가(24만1000원)를 기록한 뒤 하락세다. 이날 하락은 애플이 자체 인공지능(AI) 사업에서 탈엔비디아 전략을 강화한 여파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에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전날 애플은 자체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반이 되는 AI 모델을 구글이 설계한 AI 칩을 이용해 학습했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빅테크 기업들이 최첨단 AI 훈련과 관련해 엔비디아의 대안을 찾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세계적 기업들은 AI 모델 개발을 위해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하고 있지만, 최근 AI 열풍과 함께 수요가 급증하면서 GPU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자체 AI 모델이 구글 칩을 통해 학습됐다는 보도 이후 관련 업계의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 하락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했다.
SK하이닉스와 함께 엔비디아의 HBM 밸류체인에 포함된 다른 종목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한미반도체는 8700원(-6.33%) 내린 12만8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낙폭을 8.81%까지 키우기도 했다.주가가 13만원 이하로 내려온 것은 지난 3월 27일(11만4400원)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이밖에 디아이(-6.82), 이오테크닉스(-5.05%), 주성엔지니어링(-3.68%), 피에스케이홀딩스(-2.52%) 등 반도체장비주들도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하락세인 미국 빅테크(거대기술기업) 기업들의 주중 실적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이 유입되며 0.25% 하락한 8만1000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