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삼성전자 신용등급 유지…“풍부한 재무역량, HBM 따라잡을 기반”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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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30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 'AA-'와 등급 전망 '안정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장기 국가신용등급 'AA/안정적'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단기 발행자 신용등급도 기존의 'A-1+'를 유지했다.

S&P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 2024∼2025년에 걸쳐 실적 개선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의 실적 회복과 여전히 견조한 스마트폰 관련 실적은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둔화를 충분히 상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D램과 낸드의 평균판매단가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4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3에 집중함에 따라 DDR5 등과 같은 기존 D램 제품군에서 공급 부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S&P는 "D램에 대한 소비자 수요 회복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면서도 "공급이 충분치 않은 상황은 전반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에 긍정적이며 삼성전자의 수익성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적자 사업부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부문이 단시일 내에 턴어라운드(실적 개선)하기는 힘들다"며 향후 1∼2년 동안 완만한 매출 성장은 가능하지만 흑자 전환이 가능할 정도는 아니라고 부연했다.

스마트폰 관련 실적도 신제품 출시로 견조한 수준이 지속되며, 디스플레이 부문은 중국 제조사의 점유율 확대로 수익성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S&P는 "삼성전자는 향후 2년 동안 견조한 잉여영업현금흐름(FOCF)을 창출하고 대규모 순현금 포지션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량적 현금흐름(DCF)은 올해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추정했다.

연간 자본지출 규모는 60조원을 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실적개선에 따른 견조한 영업현금흐름이 설비투자와 주주환원에 필요한 수준을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HBM 경쟁 열위는 사업 지위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꼽았다.

S&P는 "삼성전자는 수익성 부족을 근거로 과거에 HBM 연구 개발을 축소하는 등 전략적 실수가 있었으며 이로 인해 HBM 내 입지가 뒤처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월한 생산능력과 풍부한 재무 역량은 HBM 분야에서 경쟁업체를 따라잡을 수 있는 기반이 될 수도 있지만 전반적인 HBM 경쟁력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며 이는 동사의 DRAM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