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실적 좋은 것 아닌가요? 국장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얘는 왜 이래요?”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
“악재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나스닥 떨어진다고 같이 떨어진다니. 알 수가 없다. 뭐 어쩌자고.” (온라인 주식 거래앱 종목토론방)
미국발(發) 인공지능(AI)·반도체주 급락세란 폭풍우에 25일 장 초반 국내 주요 반도체주도 휩쓸린 모양새다. 올해 2분기 고대역폭메모리(HBM) 효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SK하이닉스마저도 장 초반 6%에 육박하는 하락률을 기록하며 장을 시작했고, 삼성전자는 ‘8만전자(삼성전자 주당 8만원)’ 고지 사수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이면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0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76%(1만2000원) 하락한 19만65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종가(20만8500원) 대비 5.90% 하락한 19만6200원에 장을 시작한 SK하이닉스는 한때 19만4600원까지 내려 앉으며 하락률이 6.67%까지 치솟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장중 19만원 대로 내려 온 것은 지난달 7일 이후 34거래일 만이다.
이날 오전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2분기 매출 16조 4223억 원, 영업이익 5조 4685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4.8%나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특히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간밤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6.08%), 마이크로소프트(-3.59%) 등 빅테크 종목들의 주가가 급락한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전날 나스닥은 주요 빅테크 종목이 급락하면서 3.64% 떨어졌다. 2년 9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그니피센트7(M7) 주식에 대한 실적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 속에서 이들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미국 증시 급락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 증시 대표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5.41% 하락한 5105.65를 기록했다. 해당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전종목이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대장주’ 엔비디아를 비롯해 AMD(-6.08%), 브로드컴(-7.59%), TSMC(-5.90%), 마이크론(-3.47%), 퀄컴(-6.35%), 인텔(-3.795), ASML(-6.44%) 등도 급락세를 보였다.
한편, 이날 국내 시총 1위 종목이자 반도체 섹터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도 같은 시각 전 거래일 대비 1.83%(1500원) 내린 8만5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종가(8만2000원)보다 1.95% 내린 8만400원으로 장을 시작한 삼성전자 주가는 한때 8만200원까지 내려가며 8만원 대가 붕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기도 했다.
이 밖에 한미반도체도 전날보다 4.81%(6900원) 내린 13만6500원에 거래가 진행 중이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수치상으로는 (2024년 2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컨퍼런스콜에서 과도한 AI 열기로 자본 지출(CAPEX) 경쟁, 수익성 확보 시점에 대한 우려 등 그동안 문제점으로 제기됐던 사항들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자 대규모 매도세가 출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