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1조’ 러 한국계 女부호
타티야나 바칼추크(48) 와일드베리스 창업자. [링크드인]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러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으로 알려진 고려인 출신 타티야나 바칼추크(48) 와일드베리스 창업자가 이혼 절차에 돌입하며 남편과 회사 합병을 둘러싼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바칼추크는 육아 휴직 중 창업한 인터넷 쇼핑몰 와일드베리스가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성장하며 자수성가 신화를 썼다. 고려인 출신인 그는 결혼 전 김 씨 성을 사용했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RBC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바칼추크는 전날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남편 블라디슬라프 바칼추크와 갈등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바칼추크는 “남편이 어떤 목적으로 사람들을 오도하고 조작된 얘기를 하는지 의문”이라며 이혼 절차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창업자 바칼추크는 와일드베리스의 지분 99%을 보유하고 있고, 남편 소유 지분은 1%다. 그의 남편은 지난달 러시아 최대 옥외광고 업체 루스 아웃도어(이하 루스)와 합병이 와일드베리스에 불리하다고 주장하며 바칼추크와 날을 세우고 있다.

그는 전날 체첸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를 등에 업고 관련 논란을 공론화 시켰다. 함께 텔레그램 영상에 출연해 “가족과 가족의 사업 모두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와일드베리스의 자산이 루스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이전되는 습격이 발생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블라디슬라프는 이어 RBC 인터뷰에서 바칼추크가 루스 경영진에게 조종당하고 있으며 와일드베리스도 매출 성장 속도가 크게 느려지는 등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바칼추크는 “블라디슬라프가 우리의 개인사를 전국에 알리기로 하다니 안타깝다”고 밝힌 뒤 자신이 7명의 자녀와 모두 잘 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바칼추크의 자산은 81억달러(약 11조원)에 달한다. 영어 교사였던 그는 2004년 육아 휴직 중 와일드베리스를 창업했다. 아이를 돌보는 여성 등 쇼핑할 시간이 없는 사람을 위해 독일 의류 사진을 웹사이트에 올려 온라인으로 주문받아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바칼추크는 이 작은 사업체를 지난해 2조5000억루블(약 40조2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