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배우 정우성(51)씨가 최근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 자리를 사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한겨레21 보도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3일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직을 내려놓았다.
친선대사 직을 2015년부터 맡은 지 9년 만이다.
정씨는 지난 15일 이 매체에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와 제 이미지가 너무 달라붙어 굳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구와 나에게 끊임없이 정치적인 공격이 가해져 ‘정우성이 정치적인 이유로 이 일을 하고 있다’라거나 하는 다른 의미들을 얹으려 하기에 나와 기구 모두에게 좋지 않은 상황이 됐다”며 사임 이유를 밝혔다.
그는 “정우성이라는 배우가 해마다 세계 곳곳의 난민 캠프를 다니며 난민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 사회에 막연했던 난민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가 뚜렷해진 것 같다”며 “난민 문제는 우리가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들여다봐야 할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난민 문제는 결국 분쟁과 폭력, 전쟁이 원인”이라면서 “난민을 통해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지, 얼마나 인간의 삶을 황폐하지 만드는지를 볼 수 있고 나아가 평화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정씨는 2014년 유엔난민기구 명예 사절로 난민 지원 활동을 시작했다.
이듬해부터 친선 대사로 9년간 활동하며 남수단·레바논·로힝야·베네수엘라·폴란드 등 주요 난민이 발생했던 국가나 지역을 방문해 난민을 도왔다.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사태 때도 소신 발언을 이어가는 등 난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꾸준히 촉구했다.
2019년에는 난민 관련 활동 5년의 기록을 담은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이라는 에세이집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