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임시총회서 조항 집행부 전원 해임

비례율 하향 조정으로 추가 분담금 부담 커져

조합장 공백으로 준공 인가 신청 등 후속 업무 차질

8월 입주 코앞인데 날벼락…조합 집행부 전원 잘린 평촌 아파트 [부동산360]
오는 8월 입주 예정인 경기 안양시 ‘평촌 트리지아(옛 융창아파트 주변지구)’. 조합원 간 갈등으로 인한 준공과 입주 지연을 책임질 수 없다는 시공사들의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오는 8월 예정된 경기 안양시 ‘평촌 트리지아(옛 융창아파트 주변지구)’ 입주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합원들이 가구당 최고 1500만원에 이르는 추가분담금에 반발해 조합장을 비롯한 조합 집행부 전원을 해임하면서, 집무대행 체제를 구축해 사업을 정상화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평촌 트리지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 23일 조합원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이사·감사 등 조합 집행부 전원에 대한 해임안을 가결했다. 이날 임시총회에는 조합원 413명이 참석했으며, 서면결의를 포함해 총 723명(59.12%)이 찬성 투표했다.

이번 총회를 발의한 비대위는 조합 집행부의 방만한 사업 운영을 이유로 해임 총회를 진행했다. 정비사업의 수익성 지표인 비례율이 사업비 증액으로 기존 152%에서 94%로 하향 조정되면서 가구당 최대 1500만원에 이르는 추가 분담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조합장 해임 후 관리인 개념으로 행정 처리를 맡겨 입주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후속 사업 일정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조합장 해임으로 준공 승인 신청 등 후속 절차를 밟기 위해 필요한 조합장 직인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다. 새 조합 집행부를 뽑는 방법밖에 없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따르면 해임 발의자는 해임 안건만 처리할 수 있고 새로운 조합 집행부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할 수 없다.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해 조합장을 선출하는 방법도 있다. 원칙적으로는 조합 임원 중 한 명이 조합장의 직무를 이어받을 수 있다. 그러나 조합 집행부 전원 해임으로 직무대행을 맡을 수 있는 임원이 한명도 남아있지 않은 경우 절차가 복잡해진다. 법원을 통해 직무대행자를 선임해야하는데, 이러한 과정은 수개월 이상 소요된다.

오는 8월 입주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합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일반분양자 입주지연 보상과 중도금 대출, 공사비 지급 지연, 이주비 대출 이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비 대출 등 준공 지연에 따른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일부 조합원들은 지난 25일부터 안양시청 앞에서 조합 임시총회 인가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각에선 조합장 해임을 철회해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안양시청은 조합장 공백으로 인한 입주 지연을 우려하면서도 구체적인 해결책 마련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안양시청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임시총회 인가 요구가 적법한지 등 종합적으로 법률을 검토해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촌 트리지아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929번지 일원에 위치해 있다. 현대건설·SK에코플랜트·코오롱글로벌 등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융창아파트 주변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한다. 지하 5층~지상 34층 총 22개동 2417가구(임대 196가구 포함) 규모 대단지 아파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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