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버넌스포럼 논평

“경제단체, 외국 입법례 왜곡…쟁점 흐려”

거버넌스포럼 “‘주주 충실 의무’ 왜곡 그만…국회가 이제 선택해야” [투자360]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뿐 아니라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을 놓고 재계와 학계 간 이견 차가 계속되자 정부와 국회가 나서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부는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여러 의견 청취하겠다는 입장인데, 상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러 왜곡이 일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5일 논평에서 전날 한국경제인협회·중소기업중앙회 등 8개 경제단체가 상법 개정을 반대하는 건의서를 낸 것에 대해 "대다수의 선진국은 주주간 이해충돌 문제를 회사법에서 해결하는 법리를 갖고 있다"며 개정 필요성을 밝혔다.

앞서 경제단체는 상법 개정시 기업의 신속한 경영판단이 어려워지고 경영권 공격 세력이 이를 악용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 또 상법 개정 계획이 기존 법체계를 훼손하고, 글로벌 기준에서 벗어난다고 주장했다. 직접적인 위임관계가 없는 주주와 이사 간에 대리인 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주 이익과 회사 이익을 별개로 규정한 입법 사례도 찾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포럼 측은 경제단체가 외국 입법례를 왜곡해 쟁점을 흐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와 법제가 비슷한 일본과 독일을 포함해서 선진국의 법제는 주주들 사이의 이해충돌 상황에서 이사 또는 지배주주에게 다른 주주를 보호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주주 충실의무는 주주간 이해충돌이 없는 모험적 M&A나 일상적 경영상 결정에 적용되는 의무나 책임이 아니"라고 말했다.

특히 주주 충실의무 도입시 회사나 이사회가 지켜야 하는 절차적, 실체적 기준이 모호하다는 재계 측 지적도 틀렸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경우, 주주 간 이해충돌이 있는 합병 등 거래에선 의사결정을 내리는 이사가 절차와 조건에 있어서 ‘완전한 공정성(entire fairness)’을 증명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또는 지배주주와 관계 있는 이사를 배제한 완전히 독립적인 이사회 산하 위원회를 구성해 의사결정을 하거나 주주총회에서도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을 모두 뺀 나머지 주주들의 과반수로 결정하는 방식도 있다.

포럼 측은 "2024년 테슬라 주총에서는 논란도 많았지만 일론 머스크 CEO에게 60조원이 넘는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지급하는 보상 안건에 대해 머스크 본인과 동생은 지분율 13%가 넘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며 "요건은 명확하고 혼란이나 불확실성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회와 정치권의 판단도 촉구했다. 포럼 측은 "여기에 대한 거래소와 금융 당국, 경제 부처 등 정부, 그리고 정치권의 답변은 무엇인가. 자본시장 정상화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는 사실 선택의 문제"라며 "지금처럼 저평가 상태에서 미국, 일본, 대만 등 다른 자본시장보다 열위에 있는 시장으로 남는다는 선택이 미래를 위한 선택인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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