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종차별' 논란에 직접 나섰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만난 손흥민(왼쪽)과 로드리고 벤탄쿠르. [EPA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소속팀 동료에게 인종차별을 당한 손흥민(토트넘·32)을 위해 영국의 인권단체인 ‘킥 잇 아웃(Kick it out)’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20일(한국시간) 킥 잇 아웃은 "로드리고 벤탄쿠르(26)가 팀 동료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부분에 대해 많은 제보를 받았다"며 "제보와 여러자료를 토대로 토트넘 구단과 관련 당국에 심각성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벤탄쿠르는 자신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동아시아는 물론 더 큰 범주의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2024 코파 아메리카 출전을 앞둔 벤탄쿠르는 모국인 우루과이 방송에 출연해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 달라"는 진행자의 요청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갖다 줘도 모를 걸. 손흥민과 그의 사촌은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벤탄쿠르와 진행자는 웃으면서 이 대화를 나눴지만, 이는 '눈 찢기'와 함께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뉘앙스의 인종차별적 발언이다.

이에 팬들은 벤탄쿠르의 발언에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하겠다. 나쁜 농담이었다"며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 거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 사랑한다"고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현재까지 손흥민은 벤탄쿠르의 사과에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토트넘 구단은 벤탄쿠르의 발언에 침묵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킥 잇 아웃은 축구계에서 인종차별을 없애기 위해 1997년 설립된 단체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과거에도 손흥민이 상대 팬들을 비롯해 일부 해설위원에게 인종차별을 당할 때도 손흥민을 지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