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 우선협상자에 에어인천 선정

연 매출 700억원대 회사→2위 화물사업자 급부상

미국 합병 심사에도 속도 붙을 듯…“통합 작업 급물살”

조원태 회장의 아시아나 인수 향한 4년 뚝심…‘마지막 관문’ 남았다 [비즈360]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조원태(사진) 한진그룹 회장이 4년여 동안 진두지휘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이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와 함께 “통합 항공사를 출범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신규 취항지를 확보해 고객에게 보다 넓은 선택지를 제시하겠다”는 조 회장의 메가 케리어(초대형 항공사) 구상이 본격화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에어인천을 선정했다.

이번 매각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유럽집행위원회(EC)가 합병 승인 전제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EC는 지난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시 화물 운송 서비스의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는 화물 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과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등이 3파전을 벌였다. 에어인천은 2012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항공화물 항공사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사업 인수 시 거래 거래 확실성, 항공화물사업의 장기적인 경쟁성, 자금동원 능력 등을 고려해 에어인천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연매출 700억원대의 중소 항공사인 에어인천은 연 매출 1조6000억원 규모의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품으면서 대한항공에 이은 국내 2위 화물사업자로 급부상하게 됐다. 에어인천은 현재 중국·일본·베트남 등 근거리 화물 노선을 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 네트워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어인천 측은 “아시아나항공의 대형 화물기와 에어인천의 소형 화물기를 적절히 배치, 효율적인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에어인천과 구체적인 계약조건을 협의한 뒤, 7월 중 매각 기본합의서를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EU의 심사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조원태 회장의 아시아나 인수 향한 4년 뚝심…‘마지막 관문’ 남았다 [비즈360]
에어인천 화물기 [에어인천 제공]

또한 대한항공은 EU가 요구한 추가 조건 중 하나인 ‘유럽 여객 4개 중복 노선’에 대한 신규 항공사의 진입도 지원 중이다. 신규 진입 항공사로 지정된 티웨이항공은 올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인천~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4개 노선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처럼 EU의 최종 승인을 위한 조건이 충족되면서 이제 두 항공사의 합병까지는 사실상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만을 남겨놓게 됐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중 미국을 제외하고 13개국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EU 결과에 따라 미국의 심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본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업결합 관련) EU는 조건부 승인 상태이고, 미국은 반독점 심사를 진행 중이므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매각이 확정된다면 미국 당국의 승인 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회장도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EU 측이) 요구한 모든 것을 했다”며 “10월 안으로 미국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속한 항공 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가 양사 간 합병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해 온 만큼, 미국 당국의 빠른 결정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현재 델타항공 등과 스카이팀에, 아시아나항공은 유나이티드항공 등과 스타얼라이언스에 각각 속해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탈퇴가 유력하다. 스타얼라이언스 입장에서는 한미 노선의 주요 동맹을 잃게 되는 셈이다.

또한 미국의 승인이 있더라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실질적으로 통합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2년여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때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독립 운영되며, 이후 ‘통합 대한항공’이 출범할 예정이다. 동시에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3개 저비용 항공사(LCC)의 통합 절차도 이어질 전망이다.

조원태 회장의 아시아나 인수 향한 4년 뚝심…‘마지막 관문’ 남았다 [비즈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