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경남 김해·경기 화성시 등
갭투자 상위권 도시 갭투자 비율 ‘뚝’
외곽 집값 상승 기대감 하락 등 영향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한때 갭투자 비율이 전체 거래의 20%대 안팎이었던 주요 지역에서 올해 들어 갭투자 비율이 2~3%대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소액 갭투자가 활발했던 외곽 지역의 집값 기대감 하락, 역전세난 우려와 높은 이자금리 등이 복합 작용하며 갭투자 열기가 사그라든 것으로 보인다.
15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2022년 3월 기준 경기 평택시(25.6%, 164건)를 비롯해 강원 원주시(19.1%, 142건), 경남 김해시(16.2%, 135건), 경북 구미시(21.9%, 129건), 경남 창원시 성산구(32.4%, 116건), 경기 화성시(15.3%, 49건) 등 갭투자 상위 지역 대부분은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에서 갭투자 비율이 두자릿수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3월 기준으로 경기 화성시(2.5%, 20건), 김해시(2.9%, 18건), 충남 아산시(2.5%, 15건), 경기 수원시 영통구(3.1%, 12건), 경기 평택시(2.2%, 11건) 등 지역의 갭투자 비율은 한자릿수에 그쳤다. 갭투자 상위 지역은 대부분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으로, 집값과 전셋값이 크게 차이 나지 않거나 오히려 매매가격이 전셋값보다 저렴한 ‘마이너스 갭투자’도 가능해 비규제‧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갭투자가 많았다. 해당 지역 갭투자가 급감한 것은 부동산 경기 악화로 전체 거래량이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소액 투자 매물에 대한 시세차익 기대가 사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수년 기간 보유하더라도 시세차익이 크지 않은 사례가 잇따랐다. 가령 화성시 향남읍 ‘발안주공’ 전용 51㎡은 올해 3월 1억8800만원에 팔렸다. 해당 물건은 지난 2022년 6월 1억3000억원에 세입자를 들인 갭투자 물건이다. 이전 집주인은 지난 2017년 이 집을 1억6300원에 사들였는데, 6월 11개월을 버텨 집값이 2500만원 오른 셈이다.
도리어 수천만원 손해를 보고 털어낸 사례도 있다. 경기 평택시 세교동 ‘태영청솔’ 전용 59㎡는 지난 1월 2억원에 팔렸다. 이전 집주인은 2021년 이 물건을 2억3000만원에 샀는데, 3년가량 보유하다 손실을 감수하고 처분했다. 해당 물건도 지난 2022년 1억원에 전세 계약을 갱신한 갭투자 물건이다. 집값 하락에 전세 시세도 계약 당시보다 떨어져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이 어려운 ‘역전세난’ 우려, 고금리 기조에 매월 부담하는 이자보다 집값 상승 기대 수익률이 낮아진 점 등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부동산 경기와 공급 상황 등을 고려해 외곽 갭투자는 주의해야 한단 조언이 나온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수도권 외곽 중 인근 지역 대비 공급이 많거나 직장과 거리가 있으면 가격 오름세가 주춤할 수 있다”며 “지방 갭투자는 일자리로 인한 전세 수요가 지속되지 않으면 주변에 공급과 미분양은 계속 늘어난다는 리스크가 상존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