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의 1 가격에 거래 첫날
美 월가 “소액투자 끌어들여 상승 촉매제 될 것”
주가 10배 되는데 2년 안 걸려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랠리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가가 주식 액면 분할 이후 첫날 거래에서 소폭 상승 마감했다. 하루 거래액만 38조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장보다 0.75% 오른 121.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이 시작되자 120.37달러로 출발해 초반에는 2%대까지 하락세를 보이다 소폭 상승세로 전환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1208.88달러(약 166만원)였다가 장 마감 후 액면 가치가 10분의 1로 분할되면서 120.88달러(약 16만6000원)로 조정됐다.
이번 주식 분할에 따라 지난 6일 장 마감 시점에 엔비디아 보통주를 보유한 주주는 보유 주식 수가 10배로 늘어나게 됐다. 예를 들어 4주를 보유했던 주주는 액면 분할 후 40주를 갖게 된다. 하지만 주식의 액면 가치가 단순히 쪼개진 것으로, 그 자체로 엔비디아의 시장 가치에는 변동이 생기지 않는다.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지난 5일 주가 상승으로 3조달러를 넘어섰다가 6일과 7일 주가가 연속으로 하락하며 3조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10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엔비디아 시총은 2조9958억달러로, 3조달러에 다시 근접했다.
분할 전 가격 기준으로 엔비디아 주식이 마지막으로 120달러에 거래된 것은 2022년 10월이었다. 이는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엔비디아 주가가 10배로 되는 데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10일(현지시간)까지 146% 올랐다.
월가에서는 이번 주식 액면 분할이 소액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주가 상승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10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주식에 대한 거래대금(순매수액과 순매도액의 합산액)은 276억달러(약 38조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당 가격이 낮아진 만큼 주가 추가 상승을 노리거나 차익 실현에 나서는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이 더 수월해졌음을 증명한 셈이다.
금융정보회사 옵션리서치앤드테크놀로지서비스의 매트 엠버슨은 “주식 분할이 많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엔비디아 주식을 훨씬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야후파이낸스에 말했다.
투자은행 TD코웬의 애널리스트 매슈 램지는 엔비디아가 “10으로 나눌 수 있는 주식임을 증명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20달러에서 140달러로 상향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도 엔비디아의 내년 매출 성장과 주당순이익(EPS) 증가를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120달러에서 145달러로 올려 잡았다.
골드만삭스 분석팀은 “투자자들은 통상 거래 가격이 낮고 거래가 유연하다는 점 때문에 유동성이 높은 주식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