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서 해고된 밀양 가해자 “심정지 온 듯, 다 잃었다…피해자에 죄송”

입력 2024-06-07 09:3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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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성폭행’ 가해자 신상 공개한 유튜버, 줄고소당했다 — [유튜브 채널 '나락 보관소' 캡처]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돼 최근 신상이 공개된 뒤 직장을 잃은 남성이 "물 한 모금 안 넘어가고 심정지가 온 거 같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특히 그는 "모든 것을 다 잃었고 주변 지인들까지 고통받고 있다"며, 더 이상 무관한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에게는 "정말 죄송하다"며 평생 뉘우치며 살겠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밀양 사건 당시 조사를 받고 나왔던 OOO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최근 유튜브채널 나락보관소가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의 두번째 가해자로 신상을 공개한 인물로, 한 수입차 전시장에서 근무하다 폭로 이후 해고를 통보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사건이 재조명돼서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받거나 옛날 생각이 날까 죄송하다”며 “사실과 다른 이야기가 계속 퍼질 것이 우려돼 이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는 감정에 휩싸이게 됐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될지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폭로 내용과 관련해 “주말에 가끔 골프를 한 건 맞는다”면서도 “(가해자) 44명이 다 친하진 않고, 몇몇 사람들과 주로 친하고 매번 다 만나는 사이는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제일 중요한 강간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있는 그대로 증거를 뒷받침할 자료를 올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글로써 해명이 안되는 걸 알지만 가족, 주변 사람들이 너무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직장서 해고된 밀양 가해자 “심정지 온 듯, 다 잃었다…피해자에 죄송” — 밀양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A씨가 소속됐던 기업 측 입장문. [기업 홈페이지 캡처]

그러면서 A씨는 “피해자 마음이 더 다치지 않았을까, 가족과 지인이 다치지 않았을까 온통 그 생각뿐이다. 지인이 울면서 너무 고통스러워했다. 나 하나 때문에 몇십, 몇백명이 피해를 받고 있다”며 “무관한 사람들에게 더 이상 피해가 가지 않게 내 얘기만 사실대로 이야기 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A 씨는 “3일 동안 물 한 모금 안 넘어가고 그냥 심정지 온 것처럼 있다”며 “피해자들은 더할 거다. 정말 죄송하다. 물먹을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죄가 있다면 다시 한번 더 죗값을 치르고 평생 죽을 때까지 봉사하며 베풀며 그렇게 뉘우치며 살겠다”고 했다.

그는 “이번 계기로 대한민국에서 살 수 없을 정도의 영향을 받았다. 영상은 해당 내용과 너무나 다르게 돼 있다. 내려주셨으면 한다. 전혀 관계없는 2차 피해자가 계속 생기고 있다”며 “해당 사항에 있어 과장되거나 사실이 아닌 내용을 신고하고 온 상황”이라고 했다.

A씨는 “피해자들이 힘들겠지만 괜찮다고 한다면 재수사 (받을) 의향이 있다. 하지만 피해자들이 받을 고통이 더 커질 거라 스스로 재수사 요청한다는 말을 꺼내기 어렵다”며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와 내 가족, 지인들이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잘못만 질타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도록 해서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피해자에게 재차 사과했다.

앞서 유튜브채널 나락보관소 최근 밀양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이 유튜버는 사건 관련자 44명의 신상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예고하면서 피해자 가족 측과 연락을 통해 가해자 신상 공개와 관련한 사전 동의를 구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중 하나인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 측은 나락보관소가 ‘밀양 집단 성폭력 사건’에 대해 첫 영상을 게시하기 전까지 해당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사전 동의를 질문 받은 바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