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2026년까지 8756억 투자
연간 투자액 최대 3600억 이상
임직원 수 5400여명 → 6000명
원전 24시간 가동되고 탄소 배출 적어
30조 규모 체코 원전 수주 가시권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인공지능(AI) 시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줄 수 있는 원자력 발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가 기회를 잡기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1000억원대에 머물렀던 연간 시설투자액은 2000억~3000억원대까지 늘렸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여파로 5000명 초중반까지 감소했던 인력 규모는 6000명 가까이 확대했다. 최근 정부가 원전을 늘리겠다고 발표한 만큼 두산에너빌리티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시설 투자에 8756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2531억원과 3687억원, 2026년에는 2538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2020년대 초와 비교했을 때 연간 투자액이 최대 2000억원 이상 늘었다.
투자 분야에는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도 포함돼 있다. 기존 대형 원전 대비 100분의 1에 불과한 SMR은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원전 기업인 뉴스케일파워와 손잡고 SMR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임직원 수도 늘리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두산에너빌리티 임직원 수(기간제 근로자 포함)는 5982명으로 전년(5778명) 동기 대비 200명 이상 증가했다. 2년 전(5613명)과 비교했을 때는 400명가까이 늘었다.
2010년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두산에너리빌리티 인력 규모는 6000여명을 훌쩍 넘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여파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희망퇴직을 단행한 결과 두산에너빌리티 임직원 수는 2021년 1분기 5490명에 그쳤다. 이후 두산에너빌리티는 다시 인력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 이유는 정부 정책 기조 변화와 더불어 데이터센터 확대 과정에서 원전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중요하지만, 재생에너지인 태양광과 풍력은 기후 환경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질 수 있다. 기존 화석연료는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원전은 24시간 가동될 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이 적다. 원전 장점이 부각되면서 주요 국가들은 원전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원전 분야에서만 4조2000억원을 수주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투자를 강화, 원전 수주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현재 가장 공을 들이는 수주전은 바로 30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이다. 다음 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손을 잡은 두산에너빌리티는 프랑스전력공사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주전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달 체코 프라하에서 수주를 지원하는 행사를 직접 주관했다.
박 회장은 행사에서 “두산은 에너지 및 기계 산업 분야에서 오랜 기간 체코 정부를 비롯해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다”며 “앞으로도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향후 우리나라에서 진행될 예정인 원전 발주에서도 두산에너빌리티의 선전이 전망된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총괄위원회는 지난달 2038년까지 추가로 필요한 발전설비 10.6GW(기가와트) 중 4.9GW는 대형 원전 3기(4.2GW)와 SMR 1기(0.7GW)를 추가로 지어 충당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