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설마했는데 반전카드가 결국”
잇따른 흥행 참패로 영화 사업 철수설까지 나돌던 CJ ENM이 개봉이 불투명했던 고(故)이선균 배우의 마지막 작품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를 개봉하기로 했다.
영화 사업에서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선균 배우 영화 탈출을 포기하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CJ ENM측은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탈출)가 오는 7월 개봉을 확정 지었다고 밝혔다.
영화 탈출은 CJ가 순제작비만 200억 원을 들여 만든 작품이다.
CJ ENM 반전 카드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도 호평을 받는 등 저력도 충분했고, 작품성도 부각되며 국내 개봉 전부터 흥행조짐을 보였다. 압도적인 스케일의 재난 장면과 역동적인 전개로 호평을 받으며 개봉만 하면 손익분기점인 4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탈출은 지난해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한국 영화중 유일하게 공식 초청돼 호평을 받으며 4분간의 기립 박수까지 받았다.
압도적 1위였던 CJ ENM의 영화 사업이 몰락의 길을 걸으면서 결국 개봉을 망설여 왔던 이선균 배우 주연의 마지막 작품 탈출의 개봉을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명량, 극한직업, 국제시장, 베테랑, 기생충 등 수많은 히트작을 내놓았던 전통의 영화 명가 CJ ENM이 영화 배급사 순위에서 꼴찌 수준까지 추락했다. CJ ENM 안팎에서는 “설마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는 한숨이 쏟아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CJ ENM은 기대작이 연달아 흥행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관객 점유율이 6.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요 배급사 가운데 5위권으로 사실상 꼴찌수준이다.
CJ ENM는 지난해 영화 사업에서 수백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내놓은 영화 마다 줄줄이 흥행에 참패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중 한 편도 100만 관객을 넘지 못했다.
올해 CJ ENM의 야심작 ‘외계+인’ 2부도 150만 관객에 그치며, 참패했다. 손익분기점이 700만 정도로 알려졌는데 흥행에 실패한 1부(153만8000여명)에도 못 미쳤다.
적자 늪에 빠졌던 CJ ENM은 간신히 흑자 전환했지만, 영화는 여전히 큰 폭의 적자를 내고 있다.
한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한 영화 시청이 극장(관람)을 앞섰지만, 최신 극장 개봉작은 극장을 직접 방문해 관람하는 소비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진행한 ‘영화 소비자 행태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소비자가 경험한 영화 시청 방식에서 ‘OTT’가 74%로 ‘극장 관람(66%)’을 앞섰다. 그러나 최신 극장 개봉작의 경우, ‘극장에 가서 보는 편’이라는 응답이 37%로 ‘OTT에 공개되면 보는 편’이라는 응답(33%)보다 더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