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음주 뺑소니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가수 김호중에 대해 KBS가 '한시적 출연정지'를 결정하자 "김호중의 천재성과 100억 가량의 기부, 불우한 가정환경 등을 고려해 정상참작을 해줘야한다"는 청원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그가 저지른 죄는 밉지만, 그가 죗값을 치른 뒤 다시 보듬어주는 관대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달 26일 KBS 시청자 게시판에는 '김호중 가수 방송 퇴출에 관한 반박 내용-약 100억 기부 나눔의 선한 영향력인 김호중 아티스트'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게시물이 올라왔다.
김호중 팬클럽 회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 A씨는 "제가 참 아끼고 좋아하는 스타가 지금 언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며 "그의 잘못을 두둔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아직 젊은 30대 초반의 나이고 앞으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청년이며 세기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목소리를 가지고 태어난 아티스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의 천재적인 재능을 아깝게 여겨서 그가 자숙하며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법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지만 사회가 한번은 보듬고 안아주어야 하는 관용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썼다.
그러면서 A씨는 김호중의 불우한 어린 시절과 기부 등 선행을 참작해 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김호중은) 어렸을 때 불안한 가정환경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고, 성인이 돼서도 주변에 올바른 길로 인도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어른이 없었다"며 "그가 저지른 죄는 밉지만 그의 곁에 옳고 그름의 판단을 가지고 그를 도와줄 진실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팬들이 지금까지 4년 동안 약 100억원 가까이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 나눔을 실천한 것은 김씨가 가진 이름의 선한 영향력"이라며 "그의 오래된 팬들은 그가 마음 따뜻한 아티스트임을 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글에는 1300여명이 넘게 동의했는데, KBS는 30일 동안 1000명의 동의를 얻은 글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
앞서 KBS는 지난 달 29일 김호중에 대해 '한시적 방송 출연 정지'를 결정했다.
한시적 방송 출연 정지는 사회적 물의를 빚었지만, 아직 법적 판결 등이 나오지 않은 대상자에 대해 방송사가 자체적으로 출연 정지 결정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KBS 측은 "법원의 판결 전이지만 김호중이 음주운전 도중 사고와 관련해 거듭된 거짓말로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며 "(김호중의) 방송 출연을 금지해달라는 다수 시청자의 청원 등을 고려해 한시적 출연 정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의 1심 판결 이후 (김호중에 대한) 규제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는 성폭력, 음주운전, 마약 범죄 등 위법하거나 비도덕적인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연예인이나 일반인에 대해 방송 출연 규제 심사를 진행한다. 이후 사안의 경중에 따라 '방송 출연 정지' '한시적 출연 규제' '출연 섭외 자제 권고' 등으로 규제 조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