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 지낸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포함 17명
민형배·이해식·김우영 등 지도부 핵심 요직 차지
3선 시장 염태영 등 KDLC 출신 8인방 국회 입성
원내모임 ‘목민클럽’ 결성…지방분권 논의 본격화
李, 우원식 당선된 의장 경선 직후 초선들과 오찬
“비주류로 시작한 이재명, 지방행정가 신뢰 경향”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의원들이 당내 새로운 주류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4·10 총선에서 17명이 당선돼 원내에 입성하면서다. 자연스레 이들이 지자체장을 역임하며 뭉쳤던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도 조명 받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창립멤버로 활약했다는 점도 KDLC를 이끌었던 인사들이 원내에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점쳐지는 배경이다.
31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달 중순께 지자체장을 지낸 KDLC 출신 초선 의원(당시 당선인) 8인방과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이들이 모였던 시점은 우원식 의원이 국회의장 후보로 당선돼 이변을 일으켰던 당내 경선 직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자리는 이 대표가 당선 축하와 격려차 마련한 오찬이었지만, 의장 선출을 포함한 당내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대표를 제외한 KDLC 출신 의원 16명은 ‘목민클럽’이라는 명칭의 원내 모임을 통해 지속적인 교류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오는 6월 기초단체장을 지낸 한 의원의 지역구에서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22대 국회 KDLC 출신 민주당 초선 의원은 8명이다. 민주당 전체 초선 71명의 10%가 넘는 인원이다. 지난 2015년 출범한 KDLC는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 시·도·군·구 의원 등이 협력을 위해 모인 단체다. 국가균형발전과 풀뿌리민주주의, 지방분권 강화 등에 대한 논의와 공동행동을 지속해왔다. 지자체장 출신들이 대거 여의도에 진출하면서, 행정 경험과 정치적 비전을 공유해온 이들이 더 큰 목소리를 낼 발판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21대 국회에서 이 대표를 포함해 기존 9명이었던 지자체장 출신 의원은 22대에선 17명으로 늘어났다. 이 중 상당수는 현재 이재명 지도부에 속해있다. 재선 이상에선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이 전략기획위원장을, 이해식 의원(서울 강동을)이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다. 당대표 정무실장에 임명된 김우영(서울 은평을), 지명직 최고위원 박정현(대전 대덕), 조직사무부총장 황명선(충남 논산계룡금산) 의원 등은 초선임에도 핵심 요직을 꿰찼다. 이들은 모두 지자체장을 지내며 KDLC에서도 지도부 역할을 해왔던 인사들이다.
염태영(경기 수원무), 채현일(서울 영등포갑), 박용갑(대전 중), 장종태(대전 서갑), 허성무(경남 창원성산)도 KDLC에서 핵심 역할을 거친 초선 의원들이다. 특히 3선 수원시장을 지낸 염 의원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을 지낼 당시 자주 교류했던 민선 5기 경기도 동기다. KDLC에선 상임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이들은 현 지도부는 아니지만 오는 8월 전당대회를 비롯한 당직 개편 시기에 주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자체장 출신이 아닌 한 민주당 인사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민주당에서 비주류로 시작한 이재명 대표는 물려받은 정치적 자산이 없다”며 “본인처럼 행정을 했던 사람들을 기본적으로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 대표는 연임을 고민 중이라고 하지만 결국은 친명 지도부가 유지될 것”이라며 “얼마 전 당직 개편처럼 새로운 친명 인사들이 대거 포진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자체장 출신 의원들은 각자가 소속된 국회 상임위원회에서도 균형발전, 지방분권 등의 행정 아젠다를 적극적으로 던져 존재감을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위원회에 배치된 한 의원은 헤럴드경제에 “국회에서 자치분권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정책적 대안을 만드는 일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행안위와 기재위 등 타 상임위에 있는 지자체장 출신들과도 정책 연계에 나설 것”이라고도 말했다. 행정안전위원회로 가게 된 한 의원은 “모든 행정적 실무는 지역에서 이뤄지지만, 중대한 결정은 중앙에서 이뤄지다 보니 현장과의 괴리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간극을 좁히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