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은 사각 뿔테 스타일로 변화

“한 사람의 악의로 시스템 훼손 안돼”

31일 어도어 임시주총 개최

‘민희진 사태’ 후 첫 얼굴 드러낸 방시혁…그의 손엔 갤럭시OO [투자360]
방시혁 하이브 의장 [연합]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이 지난 28일 1박 2일 일정으로 국빈 방한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만났다. 이날 재계 총수들과의 면담 이후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조만호 무신사 총괄대표, 송치형 두나무 회장 등 각 산업계 대표 기업인과의 면담도 따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업계에서는 막대한 국부 펀드를 등에 업은 UAE의 자금 투자를 토대로 K팝, 패션 등의 영역에서 협력 관계가 구체적으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K-패션' 브랜드의 중동 지역 진출 가능성도 언급된다.

방 의장이 이날 공개석상에 얼굴을 비친 건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 이후 처음이다. 방 의장이 쓴 안경은 과거보다 더 두꺼워진 사각 뿔테 스타일이었다. 방 의장의 손에는 삼성 갤러시 폴드 제품으로 추정되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었다.

‘민희진 사태’ 후 첫 얼굴 드러낸 방시혁…그의 손엔 갤럭시OO [투자360]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지난 28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이브 측 법률대리인은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에서 방 의장이 작성한 탄원서를 일부 발췌해 공개한 바 있다.

방 의장은 탄원서에서 "민희진씨의 행동에 대해 멀티 레이블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는 것을 안다"며 "아무리 정교한 시스템도, 철저한 계약도 인간의 악의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사람의 악의에 의한 행동이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만들어온 시스템을 훼손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것이 개인의 악의와 악행이 사회 제도와 질서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막는 우리 사회 시스템의 저력"이라고 했다.

경영권 분쟁과 관해서는 "본 사건을 더 좋은 창작 환경과 시스템 구축이라는 기업가적 소명에 더해 케이팝 산업 전체의 올바른 규칙 제정과 선례 정립이라는 비장하고 절박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며 "산업의 리더로서 신념을 갖고 사력을 다해 사태의 교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즐거움을 전달해 드려야 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금번 일로 우리 사회의 여러 구성원과 대중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매우 송구하게 생각하며, 부디 이런 진정성이 전해져 재판부께서 금번 가처분 신청의 기각이라는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양측은 하이브의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를 둘러싼 법리 다툼을 벌이는 한편 민 대표의 '무속 경영' 의혹,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의혹 등을 놓고 날 선 감정싸움을 벌였다.

‘민희진 사태’ 후 첫 얼굴 드러낸 방시혁…그의 손엔 갤럭시OO [투자360]
민희진(왼쪽) 어도어 대표와 방시혁 하이브 의장 [연합·어도어 자료]

이런 가운데 하이브는 민희진 현 어도어 대표이사를 대신할 새 경영진 라인업으로 하이브 사내 임원인 김주영 CHRO(최고인사책임자), 이재상 CSO(최고전략책임자), 이경준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낙점했다.

가요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오는 31일 열리는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안건으로 민희진 현 대표 등 경영진 해임안과 함께 김 CHRO를 비롯해 이재상 CSO와 이경준 CFO 사내이사 선임안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김 CHRO는 하이브 사업보고서상 임원 17명 가운데 이미경 사외이사를 제외하면 유일한 여성 임원으로 눈길을 끈다.

하이브는 "(사내이사 후보 가운데) 어도어의 등기상 대표이사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다른 레이블이 제작을 맡을 수 있다는 (일부 보도) 내용도 사실이 아니다. 이사 후보 3인의 역할과 범위, 조직 안정화와 지원 방안 등은 결정되는 대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브 내부 임원으로 구성된 세 사내이사 후보는 '관리'에 방점을 찍은 일종의 임시 라인업으로, 이번 갈등이 마무리되면 정식으로 새 경영진을 섭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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