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HBM 테스트 실패 보도 소동에 하락 마감

삼성전자 “다수 업체와 긴밀 협력하며 테스트 중” 반박

“삼성전자 HBM 테스트 실패? 젠슨황이 제일 난감할 걸”…더 사라는 이유는? [투자360]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24일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지자 삼성전자를 보유한 467만명의 '동학개미'들도 혼란에 빠졌다.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둔 경쟁사 SK하이닉스와의 기술 격차가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폭증한 물량을 대응하기 위해 결과적으로 삼성전자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진단을 내놓았다. 또 테스트로 결점이 발견됐다고 하더라도 절차상 협의를 거쳐 충분히 보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최근 주가 조정 국면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들이 나온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400원(-3.07%) 내린 7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 초반 전날 대비 3.32%(2600원) 떨어진 7만5700원까지 밀려났다가 7만6900원까지 회복, 오후 장 들어 낙폭을 다시 키워갔다. 외국인(-5660억원)과 기관(-3000억원)들이 물량을 대거 내던지자 개인들이 홀로 8400억원 넘게 사들이며 추가 하락을 방어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가 내린 이유는 삼성전자의 HBM이 발열·전력소비 등의 문제로 인해 엔비디아의 품질 검증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다. 곧바로 삼성전자는 입장문을 통해 "현재 다수의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지속적으로 기술과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증권가에선 오히려 '매수' 기회를 삼으라는 진단이 나왔다. 전자부품 테스트는 수요자와 공급자가 품질의 합의점을 과정일 뿐 최종 결론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페이퍼 스펙'을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못 맞췄을 가능성은 낮고, 이미 내부적으로는 맞췄으니 샘플 제출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내부 '퀄'(Qual·품질인증테스트)도 안 거친 제품을 샘플링할 정도의 영세사업자가 아니"라며 "엔비디아의 극한 환경에서 필드 테스트(Field test) 결과 일부 결점이 발견됐을 수도 있지만 그런 문제조차 상호간 협의의 영역이다. 일부 부족한 스펙을 계약 조건으로 보완할 수도 있고, 넘치는 스펙이라면 보장 물량과 기간을 늘려갈 수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엔비디아가 결국엔 삼성전자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진단도 눈길을 끈다. 김 연구원은 "삼성 HBM이 실패하면 투자자만큼 상실감을 느낄 이는 젠슨황"이라며 "내년부터 36GB 모듈 수요가 늘어나면 (엔비디아는 추가) HBM3E 12단 공급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아직 기한이 남은 시점에 퀄을 이런 식으로 조기졸업 시키는 경우는 상식적이지 않다. 오늘과 같은 하락에는 비중확대 기회로 삼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올해 HBM 공급 규모를 지난해 대비 3배 이상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규모로 공급을 늘릴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내 HBM3E 12단을 양산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HBM3E 8단도 양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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