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고지’ 키토제닉, 다이어트에 좋다고?…‘이것’ 모르면 낭패!
키토제닉 식단에 사용되는 주요 식재료.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키토제닉 식단을 먹은 생쥐의 장기에 '노화 세포'가 축적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다이어트 목적으로 키토제닉 식단을 장기간 섭취할 때는 보다 주의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지우스 미국 롱 의과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연구팀은 쥐 연구를 통해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이요법이 장기 조직에서 노화 세포를 축적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지난 1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이 같은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식단이 세포 사멸이나 노화 등 세포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된 단백질 'p53'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다가 '키토제닉 식단과 세포 노화의 연관성'을 우연히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쥐에게 열량의 90%를 지방이 차지하는 고강도 키토제닉 식단을 7일 또는 21일 동안 유지한 뒤 심장, 신장, 간, 뇌의 조직 샘플을 분석했다.

그 결과, 키토제닉 식단을 먹은 쥐의 장기 세포에서 p53 단백질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더욱이 세포 노화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p21' 단백질 등 다른 분자들도 수치가 증가했다.

노화된 세포가 우리 몸에 쌓이면 염증과 독성을 유발하며 조직 기능도 손상시킬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정상식단으로 전환한 쥐에서 노화 세포가 사라지는지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정상 식단으로 전환한 뒤 3주가 지나자 노화 세포의 수치가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또 쥐에게 4일은 '고지방 사료', 7일은 '일반 사료'를 먹이는 과정을 3번 반복해 장기를 분석한 결과, 노화 세포가 축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키토제닉 식단을 간헐적으로 진행하자 노화 세포 생성이 줄어든 것이다.

연구팀은 "키토제닉 다이어트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중간에 잠시 쉴 필요는 있을 것"이라며 "키토제닉 식단의 효과는 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이점과 부작용이 모두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개인의 상태에 따라 식단을 최적화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한편,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세포가 연료로 사용하는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우리 몸이 대신 지방을 태우도록 한다는 근거에 기반한다. 1920년대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한 의사가 어린이 간질 치료를 위해 고안한 식이요법이지만, 체중 감량에 효과를 보이면서 일반인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특히 남성 비만에 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결과도 나온 바 있다.

일라리아 에르네스티 이탈리아 사피엔자 의대 교수 연구팀은 초 저칼로리(kcal) 키토제닉 식단의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한 결과, 장기간 키토제닉 다이어트를 했을 때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더 큰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이는 여성과 남성의 생리적 차이 때문이다.

또 참가자들을 분석한 결과, 키토제닉 식단의 효과는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허리둘레가 두꺼울수록 그리고 대사질환과 관련한 호르몬 'FGF1'의 순환 정도가 낮을수록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뉴트리션'에 2023년 1월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