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KBS가 교양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 MC에 배우 한가인(42) 대신 KBS 아나운서 출신 조수빈(43)을 기용하려다 무산되자 사실상 프로그램 폐지 통보를 했다고 제작진이 주장했다.
‘역사저널 그날’의 신동조·김민정·최진영·강민채 PD는 13일 성명을 통해 “이미 4월초 유명 배우가 MC로 확정됐는데, 이제원 제작1본부장이 첫 녹화를 며칠 앞둔 지난달 25일 이상헌 시사교양2국장을 통해 ‘조수빈 씨를 낙하산 MC로 앉히라’고 통보했다”며 “이후 녹화가 보류되자 프로그램 자체 없애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본부장이 지난 10일 오전 국장을 통해 ‘역사저널 그날’을 기한 없이 보류하고 제작진을 해산시키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해당 '유명 배우'는 한가인으로 알려졌다.
조수빈은 2005년 KBS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했으며 2019년 KBS를 나온 후에는 채널A를 거쳐 TV조선에서 시사프로그램 ‘강적들’을 진행하고 있다. 조수빈은 지난해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국민통합과 미디어특위 위원을 지냈고, 백선엽장군기념사업회 이사를 맡고 있는 등 보수 성향으로 해석될 수 있는 행보를 보였다.
PD들은 “중립성이 중요한 역사 프로그램이기에 정치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인사를 제작진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PD들의 성명서가 발표된 이후 조수빈의 소속사 이미지나인컴즈는 “조수빈이 ‘역사저널 그날’ 진행자 섭외를 요청받은 사실이 없다”며 “조수빈을 낙하산이란 표현과 함께 편향성과 연결지은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KBS는 “재정비 중인 ‘역사저널 그날’ 다음 시즌을 방송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형식과 내용, MC, 패널 캐스팅 관련해서 내부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역사저널 그날’은 2013년 10월 첫 방송을 한 후 시즌4까지 방송한 후 지난 2월 재단장을 위해 방송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