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뺑소니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33) 씨에게 더 큰 처벌이 내려질 수 있는 ‘음주 뺑소니’ 의혹이 더욱 불거지고 있다. 특히 사고 후 경기도 구리의 한 편의점에서 맥주 4캔을 구입했다는 정황까지 드러나며 해명 논리가 모순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새벽 1시 50분께 김호중 씨는 경기 구리시의 한 호텔 인근 편의점에서 캔맥주를 구입하는 모습이 CCTV에 포학됐다. 이는 김씨가 서울 신사동에서 사고를 낸 뒤 2시간이 지난 시점이다.
주류를 김씨가 직접 구입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술자리에 갔을 뿐 술은 마시지 않았다’던 소속사 측 입장과는 배치되는 행동이다. 김씨 측은 지난 9일 사고를 내기 전인 오후 6시 일행과 함께 식당을 찾아 음식과 함께 소주 약 5병, 음료수 3병 등을 주문해 나눠 먹었다. 이후 약 1시간 30분 뒤에 식당을 떠났다. 그 후 김씨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유흥주점을 방문했다. 예의 뺑소니 사고는 집에 한 차례 돌아온 뒤 다시 외출을 한 중에 냈다.
즉 요약하면 1차 식사자리, 2차 유흥주점 모두에서 술이 제공됐지만 김씨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취지로 김씨 측은 주장한다. 또한 “당시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술은 마시지 않았고,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난 것”이라는 소속사 측의 주장도 나란히 이어진다.
하지만 이런 설명은 캔맥주를 직접 구매하는 정황이 드러난 이후로는 오히려 의혹과 의심만 부추기게 만든 셈이 됐다. 술이 제공됐던 1, 2차에서 굳이 술을 안 마신 사람이 나홀로, 또는 매니저와 단둘이만 3차를 갖고 단촐하게 술자리를 갖는다는 건 상식 밖이다. 또한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컨디션 관리를 위해) 술을 안 먹었다’는 명분은 스스로 부정되고 말았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일부러 나홀로 3차를 갖고 술을 마셨을 것으로 의심한다. 당시 자수를 할 계획을 세운 뒤 자수 후 받게 될 혈액·소변 검사를 대비해 사고 전 음주 여부를 알 수 없도록 할 목적이라는 것이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김호중이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으로 비춰 음주 판단 기준 이상 음주대사체(신체가 알코올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가 검출돼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소변 감정 결과를 받았다.
김호중은 이날 오후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전국투어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에서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모든 죄와 상처는 내가 받겠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처음 밝힌 입장이다. 다만 혐의 인정은 없이 오히려 억울함을 호소하는 말에 가깝다는 비난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