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경영권 찬탈’ 의혹에서 시작된 내홍이 커져갈 때에도 내내 침묵을 지키던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재판부에 제출한 탄원서를 통해서다.
17일 가요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25분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소송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양측은 이날 법정에서 충분히 서로의 입장을 주장, 그 과정에서 날 선 공방과 감정싸움을 주고 받으며 폭로전을 이어갔다.
하이브 측 법률대리인은 변론 말미 방시혁 의장의 탄원서를 일부 공개,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창작자는 지금보다 더욱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업계 리더로서의 입장을 서술했다.
방 의장은 “K-팝이 영속 가능한 산업이 되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창작자가 더 좋은 창작물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한다”며 “ 그것이야말로 K-팝이 지난 시간동안 쉼 없이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민희진씨의 행동에 대해 멀티 레이블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아무리 정교한 시스템도, 철저한 계약도 인간의 악의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며 “한 사람의 악의에 의한 행동이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만들어온 시스템을 훼손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것이 개인의 악의와 악행이 사회 제도와 질서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막는 우리 사회 시스템의 저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방 의장은 “본 사건을 더 좋은 창작 환경과 시스템 구축이라는 기업가적 소명에 더해 K-팝 산업 전체의 올바른 규칙 제정과 선례 정립이라는 비장하고 절박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고, 산업의 리더로서 신념을 갖고 사력을 다해 사태의 교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즐거움을 전달드려야 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금번 일로 우리 사회의 여러 구성원과 대중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매우 송구하게 생각하며, 부디 이런 진정성이 전해져 재판부께서 금번 가처분 신청의 기각이라는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