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한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제조한 과일주스에서 다량의 비닐 조각이 나와서 이를 구매해 섭취한 소비자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세종시에 거주하는 A씨 부부는 지난 8일 오후 9시쯤 당일 낮에 구매했던 감귤주스를 마시다가 목에 이물질이 걸리는 느낌을 받았다. 이 주스는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구입한 것으로, 5살 아들이 이미 3분의 1가량 마시고 난 후였다.
A씨 아내는 이물질을 과일 껍질이라고 생각했지만, 뱉어보니 긴 비닐 조각이었다. 음료에서 나온 비닐 조각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결국 감귤주스를 마시고 이튿날 밤부터 복통을 앓고 구토한 A씨 아내와 다섯 살배기 아들은 병원에서 급성 장염·위염, 상세 불명의 복통을 각각 진단받았다. 모자는 복통과 함께 고열 증세가 나타나 현재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A씨 부부는 카페에서 비닐에 보관한 귤을 믹서기에 넣고 음료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비닐이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하고, 음료에서 비닐이 나온 사실을 식약처에 신고했다.
A씨는 "어떻게 사람이 마시는 음료에 비닐을 함께 넣고 믹서기를 돌렸는지, 당연하게 믿고 사 먹은 것에 배신당한 기분"이라며 "차라리 상한 음식을 먹고 탈이 났다면 괜찮았겠지만, 얼마나 많은 미세 비닐이 아이 몸에 들어갔을지 부모로서 죄책감만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는 미세 플라스틱이 아이와 아내 몸에서 어떤 영향을 줄지 그저 두렵기만 한데, 아직도 해당 가맹점은 버젓이 영업하고 있다는 게 억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당 점주는 고객에게 사과하고 과실에 따른 보험 처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매장 CCTV를 확보한 가맹점 본사도 제조 과정에서 과일을 소분해 보관하던 비닐이 유입됐을 가능성을 일부 인정했다.
가맹점 본사는 공식 입장을 통해 "고객이 불편함을 느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해당 매장에 대해서는 시정요구서를 발송하고 메뉴 제조 관리 수준을 높이는 교육을 진행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가맹점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해당 고객에게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