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식 병무청장 “여성 징병제 도입 아직 시기상조”

정부 이달 중 TF 구성, 연내 병역특례제 개선안 발표

병무청장 “BTS 군복무 긍정적 신호…예술·체육 병역특례 없어질 수도 있다”
이기식 병무청장은 3일 연합뉴스가 보도한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BTS)의 군복무가 병역의무 이행 공정성 차원에서 “굉장히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며 “예술·체육요원 제도는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이기식 병무청장은 방탄소년단(BTS)의 군복무가 병역의무 이행 공정성 차원에서 “굉장히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며 “예술·체육요원 제도는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연합뉴스가 3일 보도한 인터뷰에서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해 보충역 제도는 도입할 당시와 비교해 시대환경, 국민인식, 병역자원 상황 등의 측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예술·체육요원뿐만 아니라 보충역 제도 전반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병역 이행 공정성 확보와 시대 변화, 병역자원 감소 등에 대비하기 위해 국방부 주관으로 관련 부처가 함께하는 태스크포스(TF) 편성을 준비중이다.

이달 중 TF를 구성하고 연내 병역특례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병역특례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국제콩쿠르 등 국제대회에서 입상한 체육·예술요원, 국가 산업발전 목적의 전문연구·산업기능요원, 공공의료 분야 복무 공중보건의사 등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전문연구·산업기능요원과 공중보건의사는 사회적 필요에 의해 운영되는 병역특례이다.

그러나 체육·예술요원은 개인의 성과에 대한 보상 차원이라는 점에서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아시안게임에서조차 입상하기 어려웠던 병역특례 도입 당시 취지와 배경이 현재에 맞지 않는 만큼 병역 의무 이행의 공정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폐막 이후 다른 국가의 아마추어 선수들이 출전한 종목에서 유독 한국만 고액연봉을 받는 프로선수들이 대거 나서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특례를 받자 ‘아시안게임 군 면제를 없애자’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 청장은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와 관련 “없어질 수도 있다”며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여러 방안이 있을 수 있다. 어떤 것이 최적의 방안이냐는 기준은 병역의무 이행의 공정성과 국민의 눈높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술·체육요원은 완전히 보상 차원”이라면서 “과거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받는 것이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라고 할 때 만들어진 제도인데 지금도 필요하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BTS의 군 복무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BTS 멤버들이 모두 전역해 다시 완전체가 된다면 인기가 더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다.

이 청장은 인구절벽에 따라 병역자원이 급감하는 가운데 일각에서 대안으로 거론되는 여성 징병제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여성 징병제 도입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현시점에서 아직 시기상조이고 자칫 우리 사회가 또 다른 갈등에 빠져들 수 있기에 신중히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현재의 징병제에서 모병제로의 전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 “인구감소에 따라 병역자원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깊이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모병제로의 전환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 병력을 안정적으로 확보 가능한지가 최우선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유럽 등에서 냉전 이후 모병제로 전환했던 국가 중 일부가 병역자원의 확보가 어려워짐에 따라 징병제를 재도입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