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당협위원장 모임·첫목회 등 본격 가동…전당대회 후보 출마도 검토

쇄신 의지 ‘부족’ 지적…“총선 20일 지났는데 변한 것은 한동훈 사퇴 뿐”

원외그룹 목소리 반영 한계 우려…“총선 때마다 변화 움직임은 있었다”

국민의힘 향한 낙선자들의 ‘경고’는 통할까[이런정치]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다 낙선한 이들이 본격적인 세력화에 돌입했다. 당헌당규 속 유명무실했던 ‘원외당협위원장 운영위원장 협의회’를 가동시켜 당 혁신을 이끌겠다는 취지다. 3040 험지 출마자 모임 ‘첫목회(매달 첫째 주 목요일에 모이는 모임)’도 이번주 첫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찐윤’ 이철규 의원의 원내대표 등판설, 비상대책위원장 구인 난항 등으로 ‘혁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속출하는 상황 속에서 낙선자들의 경고를 새 지도부가 수렴할지 주목된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원외조직위원장 모임은 이번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선임되면 면담을 신청할 계획이다. 앞서 국민의힘 전국 당협위원장들은 총선을 앞두고 당협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형식적으로 당헌당규 상 ‘원외당협위원장 운영위원회’를 결성되기 위해서는 비대위원장이 빈 당협위원장 자리를 채워야 하는 것이다. 한 원외조직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이 낙선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의지가 있다면 취임한 직후 당 조직을 재정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원외 목소리에 집중하는 것은 비대위원장의 혁신 의지를 보여주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원외조직위원장 50여 명은 다음달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공식 참석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원외조직위원회는 국가보훈부 등 정부 기관과 참석일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관계자는 “정부에서 원외조직위원회를 인식하고 있는 시그널로 본다”고 했다. 원외조직위원회는 기념식 전날인 17일에는 광주광역시에서 워크숍을 연다. 주제는 ‘국민의힘 혁신 방안’이다.

원외조직위원회는 국민의힘이 쇄신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국민의힘 원외조직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불통 이미지를 드러내는 단적인 예가 채상병 특검”이라며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채상병 특검을 처리하자는 야당의 요구에 ‘국민적 관심사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답한다. 답답하다. 채상병 특검이 전국민적 관심사이기 때문에 우리가 총선에서 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원외조직위원장은 “총선이 끝난 지 20일이 다 되어가는데 국민의힘에서 변한 것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사퇴밖에 없다”며 “원내 쟁점에 대한 국민의힘 태도도 바뀐 것이 없고 비대위원장도 앉히지 못하고 있지 않냐”고 했다.

김재섭 서울 도봉갑 국민의힘 당선자를 주축으로 한 첫목회도 오는 2일 첫 세미나를 열고 본격 활동에 돌입한다. 전문가 그룹을 초청해 국민의힘이 나아갈 방향을 토론한다는 계획이다. 첫목회는 향후 치러질 전당대회에 후보를 내놓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첫목회 관계자는 “당대표 선거는 어렵더라도 최고위원 선거는 첫목회 멤버가 충분히 당선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낙선인들의 쓴소리는 개별적으로도 이뤄지고 있다. 서울 동대문갑에서 낙선한 김영우 전 의원은 28일 SNS에 “영수회담이 수직적 당정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국민의힘을 레임덕 정당으로 추락시키고 있다”며 “민생현안 법안, 특검법 등 결국 국회에서 다뤄져야 할 의제들이 여당의 원내대표나 정책위의장이 배제된 자리에서 논의되는 것은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총선 참패 후에도 개혁도 없고 당정관계 개선도 없이 그저 안정 속에 무기력한 모습만 보이는 국민의힘이 너무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외그룹의 주장이 실제 당 정책에 반영된 적이 드물다는 점에서 회의적 시각도 존재한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총선에서 질 때마다 당이 바뀌어야 한다는 움직임은 항상 있어왔다. 총선 전에도 원외 후보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은 것이 아니다”며 “원외의 주장들은 오래가기 힘들다. 김 당선인이 있는 첫목회와 초선의원 모임이 협력해 세를 키우지 않으면 원내로 그 주장이 뚫고 들어오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