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구체적 내용과 무관[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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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난동을 부리는 맹견을 제압하려고 경찰관이 쏜 총에 잘못 맞아 다친 미국인이 우리 정부로부터 2억여원의 배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부장 고승일)는 미국 국적 A(68) 씨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약 2억9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A 씨는 2020년 3월 경기 평택시의 한 거리에서 경찰관이 쏜 총탄이 바닥에 맞고 튕겨져 나온 것에 우측 턱 부위를 맞아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당시 경찰은 맹견으로 분류되는 핏불테리어가 산책 중이던 행인과 애완견을 문 뒤 근처 민가로 들어가 다른 개를 물어뜯으며 난동을 부리자 제압하기 위해 출동한 상태였다. 핏불테리어는 경찰의 테이저건에 맞고도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 도망쳤고, 이후에는 테이저건이 방전돼 쓸 수 없는 상태가 됐다. 결국 경찰은 개를 사살하기 위해 총을 꺼내들었다. 경찰은 인도에 멈춰 서있는 핏불테리어를 향해 총을 쐈으나 빗나갔고 이 총탄이 A 씨에게로 튀어 사고가 났다.

재판부는 당시 경찰이 부득이하게 총기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고, 도비탄(발사 후 장애물에 닿아 탄도를 이탈한 탄환)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주변인의 접근을 막지도 않아 총기 사용에 필요한 현장 통제조치를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평소 테이저건 충전 상태 등을 확인할 주의 의무가 있는데도 게을리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사고가 무기 사용의 허용범위를 벗어난 경찰관의 위법행위로 발생했기 때문에 국가는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A 씨에게도 전방을 잘 살피며 보행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국가의 배상 책임을 9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총을 쏜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형사 재판도 받았으나 지난해 10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