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팰리스' 12커플 탄생보다 더 의미있는 점은?[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Mnet '커플팰리스'는 '결정사'(결혼정보회사) 매칭 시스템을 활용한다. 그래서 다른 '연프'보다 훨씬 조건이 우선시될 것 같고, 노골적이고 초고속에 고효율이라고 한다.

그런데 마지막 회에 프러포즈에 성공하는 커플의 향방을 보니, 그렇지 않다는 점을 느꼈다. 지난 2일 방송된 Mnet '커플팰리스(연출 이선영 CP, 정민석 PD)' 최종회인 10회에서는 총 12쌍이 커플이 프러포즈에 성공하면서 연애 프로그램 사상 최다 커플 탄생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남녀 출연자들이 '어떻게' 커플을 선택하고 프러포즈를 성공하느냐를 보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커플팰리스'를 보고 "뭐 이런 속물 같은 프로그램이 있어?"라고 생각했는데, 끝까지 보고나니 "뭐 이런 솔직한 프로그램이 있어"로 생각을 바꾸고 싶다.

결혼할 상대가 돈이 많으면 좋다. 그건 남자나 여자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돈도 많고 건물도 있고 직업도 좋은데, 성격이 개차반이면? 그런 이성은 평생 짝으로 선택하지 않는다.

'커플팰리스'가 우려스러운 점은 인생 끝까지 함께 할 동반자를 만나는 데 저렇게 스피디하게 진행해도 될까 하는 점이었다. 결론은 "그래도 된다"다. 왜냐하면 이들의 선택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젊은이들이 현실적이라고 느껴지기는 했지만 꽤 건강하다는 느낌도 동시에 받았다. 특히 다음 세 개의 사례를 보면서 그런 생각은 더욱 굳어졌다.

전반적으로 이들이 짝을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조건일까, 사랑일까. 나는 좀 더 다른 표현, '끌림'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다. 같이 있으면 재밌고 편안하고, 어색하지 않고 티키타카가 잘 되는 관계. 여성이 자기를 계속 챙겨주는 남자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구나.

물론 함께 하기 힘든 가치관의 차이를 느끼면 선택을 포기했다. 남자 4번 경찰관 송재형이 여자 27번 K팝 작곡가 박시영과 프러포즈를 포기하고 눈물로 떠난 게 그런 케이스다.

여자 29번 도예가 김유진은 남자 30번 치과의사 신성민과 32번 세무사 김회문 두 남자 중에서 김회문을 선택했다. 신성민은 줄곧 김유진을 챙겨주고 있었다. 반면 김회문은 이화린과의 관계가 깨지고 난후 뒤늦게 김유진에게 어필하고 있어 신성민에 비해 불리했다.

하지만 김유진은 "사람이 한두 군데 모자란 듯한 부분도 있어야 인간적인 매력이 느껴지고 그 부분을 채워주고 싶지 않나. 내가 회문 님에게 더 편안함을 느끼는구나 생각했다"라며 선택 이유를 밝혔다.

여자 28번 크리에이터 김다은의 선택과 여자 45번 돌싱 쇼호스트 은예솔의 선택도 믿음직스러웠다. 두 여성 모두 프러포즈를 포기할 줄 알았다. 이 남자를 선택하면 저 남자가 우는 꼴이 될 것 같아서다. 하지만 이들은 자기 의지와 주관이 강했다.

하얀 얼굴이 웨딩드레스와 겹쳐지면서 더욱 더 예쁜 김다은은 S대 출신 변호사 박진우가 아닌, 한결같이 자신만을 바라본 남자 29번 에너지 기업 직원 지승원을 선택했다. '다은 바라기' 연하남 지승원은 반지를 못끼워줄까봐 걱정이 될 정도로 떨었다. 박진우는 유미라에 대한 마음을 접고 다은에게 왔지만 커플 성사에는 실패했다.

남자 3명의 구애를 받은 여자 45번 은예솔의 선택을 보면서 매우 놀랐다. 예솔 누나의 선택을 기다리는 연하남 자산운용사 김현웅과 미국 변호사 김건희 중 한 명을 선택할 줄 알았다. 하지만 예솔의 선택은 결혼을 준비하던 황윤주와 관계가 깨지고 중간에 들어온 메기남인 44번 두부상 증권맨 권영진.

이에 대해 은예솔은 "사람 대 사람으로 나랑 참 비슷하구나 싶었다. 생각하는 회로도 비슷하고 환경도 비슷하다. 이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가치다. 성격이나 결도 비슷하고 함께 있으면 즐거워서 끌리는 사람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세가지 케이스 외에도, 남자 31번 임대업자 이정성이 '야한 유튜브' 때문에 걱정하던 이지영과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서로를 향한 굳은 신뢰를 보인 끝에 프러포즈에 성공했고, 커플존에서 위기를 맞았던 남자 18번 변호사 신동우가 잠깐이나마 집토끼(신동우)에게 소홀히 한 채 산토끼(박진우)에게 마음을 주고 후회하는 43번 아나운서 유미라를 결국 선택하는 것도 사랑의 필수품인 신뢰와 배려가 느껴져 아름답게 보였다. 특히 결정을 망설이는 신동우가 유미라가 후회하는 게 진심이라는 걸 포착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싱글남녀 100인 사이 일어나는 예측 불허의 신선한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커플팰리스'는 최종회 방송 말미 시즌2를 예고했다.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를 기다리다가 결혼 못하는 사람에게는 '결만추'(결혼을 위한 만남 추구)가 결혼할 수 있는 유용한 찬스가 될 수도 있다. 시즌2는 또 어떤 커플 선택을 보여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