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디앤디 합산 시총은 감소
첫날 한앤코 지분가치 순증 효과 제한적
'배당·매각' 투 트랙 주목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의 포트폴리오 기업 SK디앤디가 SK이터닉스를 인적분할해 각자도생을 시작했다. 재상장 당일 SK이터닉스는 상한가로 직행했으나 SK디앤디 주가는 급락해 희비가 엇갈렸다. 이번 분할을 통해 한앤컴퍼니의 보유 지분가치 순증가 효과가 지속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1일 오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영업일 연속 SK디앤디의 주가는 하락세를 나타내고 SK이터닉스는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직전 영업일이자 재상장 첫날이던 지난 3월 29일 각각 2084억원, 3282억원의 시가총액을 기록했다. 같은 날 양사의 합산 시총은 5366억원으로 분할 전 최대 6300억원대에 형성됐던 시총보다는 감소했다.
SK디앤디는 주거 플랫폼 등 부동산 개발과 운영 부문을 남기고 SK이터닉스를 세워 신재생에너지·ESS 사업부를 이관했다. 이종 사업에 따른 디스카운트(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각각 사업부를 증시에 올려 적정 가치를 받길 기대하고 있다.
외형과 수익성, 순자산 규모는 SK디앤디가 SK이터닉스보다 앞서지만 사업 성장성에서 SK이터닉스가 높은 평가를 받는 모습이다. SK이터닉스는 육상 풍력 발전 사업에서 상위권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상 풍력 사업 진출, 전력 거래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양사의 2대 주주인 한앤코의 출구 전략 역시 관심거리다. 한앤코의 SK디앤디, SK이터닉스 보통주 지분율은 약 25%이며 전환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고려하면 31%로 높아진다.
한앤코는 2018년 SK가스와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보유하던 SK디앤디 구주를 1954억원에 인수한 이후 두 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해 833억원을 출자했다. 총 투자금액은 2786억원, 인수금융 잔액은 1470억원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SK디앤디에서 수령한 세전 배당금 누적액은 약 346억원이다.
이날 SK디앤디와 SK이터닉스의 시가를 고려한 한앤코의 보유 지분 가치는 1886억원 수준으로 아직 투자 원금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는 SK디앤디의 경우 저평가가 지속되고 있다. 한앤코 역시 당분간 SK디앤디의 배당금 수령에 따른 중간 회수에 집중할 개연성이 언급된다.
SK이터닉스는 주가가 오름세를 유지할 경우 지분 매각에 따른 한앤코 엑시트 시나리오도 열려 있다. SK이터닉스는 올해부터 연료전지, 육상풍력 프로젝트에서 매출 확대가 기대되고 있으며 증권업계에서는 사업 파이프라인을 고려하면 주가 상승 여력이 높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