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붐과 더불어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이 구체화되면서 국내 반도체주(株) 양강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랠리가 이제 초입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어느 수준까지 동반 상승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34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7% 오른 18만29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종가(17만6600원) 대비 0.06% 오른 17만6700원에 장을 시작한 SK하이닉스 주가는 ‘18만닉스(SK하이닉스 주가 18만원대)’ 고지에 성큼 올라섰고, 장중 18만3000원까지 오르며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52주 신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같은 시각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13% 하락한 7만9800원을 기록 중이다. 전날 장중 8만1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썼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장중에도 8만원을 기록하며 ‘8만전자’에 올라섰지만 이내 7만원 대로 내려선 뒤 8만원 고지 점령을 시도 중이다.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세는 이날 오전 10시(잠정) 기준 720억원어치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가 주도하고 있다. 기관 투자자는 168억원 규모 순매도세다.
삼성전자에 대해선 외국인, 기관 투자자 각각 277억원, 260억원 상당의 순매도세를 나타내고 있다.
두 종목 주가가 52주 신고가를 쓰게 된 요인은 미국발(發) 반도체 훈풍이 불을 붙였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의 호실적으로 업황 개선세가 확인되며 국내 반도체주에도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론은 최근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이후 큰 폭으로 치솟고 있다. 웰스파고와 미즈호증권은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 “미국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수요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면서 메모리 업사이클을 지지하는 쪽으로 시장 의견이 모이는 등 투심이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D램은 공급 제한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 업사이클은 최소 올해 말에서 내년 초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D램은 공급 제한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 업사이클은 최소 올해 말에서 내년 초까지 유지될 전망"이라며 "지금은 메모리 업사이클 초입이기 때문에 D램 1·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매수 포지션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높여잡고 있는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개월 전 9만1917원이었던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치는 전날 기준으로 9만4696원까지 높아졌다. 10만원 이상의 목표가를 제시한 증권사도 5곳(하나·미래·SK·메리츠·DB)에 달했다.
3개월 전 15만6955원이었던 SK하이닉스 목표주가 평균치는 전날 기준 19만1091원까지 올라섰다. 이달 들어 SK하이닉스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발간한 증권사 14곳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20만2286원이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발표한 곳은 다올투자증권이다. 이 증권사는 23만6000원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 어느 종목이 반도체 섹터 최선호주인지에 대한 의견은 증권사 별로 엇갈렸다. AI 반도체 핵심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선 SK하이닉스가 가장 앞서나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반도체 섹터 최선호주로 삼성전자를 꼽았다. 채민숙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다소 밀리고 있다”면서도 “일반 D램 수요가 회복되고 있기에 생산능력을 충분히 확보한 삼성전자도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올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반도체 판매량과 가격 모두 반등해 SK하이닉스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AI 산업이 확장하는 과정에서 SK하이닉스가 HBM 사이클을 내년까지 주도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도 HBM 시장 경쟁에선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경쟁자를 앞지르는 형국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의 HBM 시장 진입과 관련해 “북미 경쟁사의 목표 매출과 국내 경쟁사의 생산능력(CAPA), 수율 안정화 기간을 고려할 때 연내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경쟁 우위의 훼손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HBM 시장 내 주도적 입지가 확보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