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오징어 버거 첫 출시…2008년 매운맛 소스 적용

2017년 단종…2019년 ‘1대 레전드버거’ 선정·한정 재출시

2021년·2023년 트렌드 맞춘 오징어버거 한정 판매

[영상] “니들이 오징어 맛을 알어?”…롯데리아의 숨은 인기 버거는? [ㄱ나니?]
2019년 롯데리아 오징어버거 광고. [롯데리아 제공]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니들이 오징어 맛을 알어?”

배우 신구 하면 떠오르는 유행어, ‘니들이 게 맛을 알어?’는 롯데리아에서 2002년 출시된 크랩버거 광고에서 나왔다.

그로부터 17년 뒤인 2019년, 롯데리아는 패러디 광고를 내놨다. 신구는 그대로였지만 게는 오징어로 바뀌었다. 창립 40주년을 맞은 롯데리아가 재출시한 오징어버거 광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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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롯데리아 오징어버거 광고. [롯데리아 유튜브 갈무리]
[영상] “니들이 오징어 맛을 알어?”…롯데리아의 숨은 인기 버거는? [ㄱ나니?]
2019년 롯데리아 오징어버거 광고. [롯데리아 유튜브 갈무리]

2019년 롯데리아는 그간 출시된 대표 메뉴를 대상으로 2주간 투표를 진행했다. ‘다시 맛보고 싶은 레전드버거’를 묻는 투표였다. 오징어 버거가 예선 2위를 거쳐 결승에 올랐다. 총 76만1094표 중 34만2677표를 획득했다. 투표율은 45.02%. 과반 가까이가 오징어버거에 표를 던졌다. 오징어버거는 롯데리아의 ‘1대 레전드버거’에 등극했다.

오징어버거는 이렇게 신구와 함께 부활했다. 2019년 12월 패티와 야채를 과거에 비해 늘려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트렌드에 맞는 제품으로 재출시됐다. 다시 나온 지 20일 만에 약 250만개 이상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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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재출시한 오징어버거. [롯데리아 제공]

오징어버거의 시작은 2002년 하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을 강타한 트렌드는 ‘웰빙(well-being)’이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한창 높아지던 시기였다. 웰빙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메뉴 개발에 대한 요청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그렇게 탄생한 메뉴가 바로 오징어 해산물을 패티 주원료로 한 오징어버거다. 롯데리아는 2003년부터 저지방 함유 식품인 치킨 가슴살을 활용하고, 비교적 칼로리 부담이 낮은 해산물을 적극 활용한 메뉴를 개발했다. 오징어버거도 이러한 개발 과정에서 나온 신메뉴다.

2008년부터는 오징어 해산물 패티에 매운 소스를 적용했다. 매운맛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입맛을 접목하면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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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버거 백일장 당선작들. [롯데리아 페이스북 갈무리]

오징어버거가 단종된 시기는 2017년. 롯데리아에 따르면 단종 이유는 ‘원재료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여기서 원재료 활용의 효율성이란 버거의 패티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불고기 패티는 동일한 패티를 빅불버거, 한우불고기버거 등 유사한 버거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오징어 패티는 오직 오징어버거에만 들어간다.

지역마다 소비 상황이 다른 것도 오징어버거의 단종에 영향을 미쳤다. 보통 오징어버거처럼 이색적이고 특별한 메뉴는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팔린다. 하지만 롯데리아는 전국 시·군·읍까지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연령대가 높은 지역은 신메뉴 소비가 적다. 찾는 사람이 없으면 원자재 활용이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수도권과 지방에서의 메뉴를 다르게 판매할 수도 없다. 결국 매장 운영의 효율성에 따라 오징어버거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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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정판매한 ‘불고기 익스트림 오징어버거’. [롯데리아 제공]

40주년을 맞아 국민 투표까지 진행해 기간 한정으로 재출시된 오징어버거. 롯데리아는 2021년에는 버거에 핼러윈 시즌 콘셉트를 적용한 ‘블랙오징어버거’를 한정 판매했다. 블랙오징어버거는 패티 중량을 약 20% 늘리고 오징어 먹물을 함유해 풍미를 높인 것이 특징이었다.

지난해에도 오징어버거를 맛볼 수 있었다. 롯데리아는 대표 1위 메뉴 ‘불고기버거’와 매콤한 맛의 ‘오징어버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메뉴 ‘불고기 익스트림 오징어버거’를 선보였다. 불고기 익스트림 오징어 버거는 출시 3주만에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했다.

잊지만 않으면 된다. 오징어버거는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