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124주구, 레미콘 수급 다양화 방안 고민
고금리·공사비 급등에 사업 지연 막으려 사활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이 고금리와 공사비 폭등 여파에 속도전에 나섰다. 공사비 분쟁 등 다양한 변수로 사업이 늦어지면 금융 비용 등이 눈덩이처럼 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레미콘 공급을 못 받아 건설 현장이 멈추는 상황을 막기 위한 아이디어까지 나왔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조합은 착공 승인을 위해 시공사(현대건설), 설계사 등과 최종 점검 중이다. 시공사는 착공 승인 이후 공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굴착·가시설 시공업체를 선정 중이며, 공사차량 진출입로 계획 중이며 관련 인허가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시공사가 제출한 안전관리계획이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조건부 승인됐고, 조건부 사항을 보완 제출해 관할 구청으로부터 최종 착공 승인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현재 시공사와 공사비 협상 중이지만, 당초 목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착공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공사 일정을 단축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인데, 특히 콘크리트 반죽인 레미콘 조달 방안 다양화에도 골몰하고 있다. 혹여나 운송·자재업계 파업으로 레미콘 공급을 받지 못하거나 주말 공장 휴무 등에 공사가 늦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사업 부지 내 학교 부지에 레미콘 공장을 설치하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공장이 설치되면 전체 필요 물량 중 상당 부분을 즉각 조달해, 대외변수로 인한 공사 중단 등을 막을 수 있단 판단이다.
이런 사례가 흔치는 않지만, 고금리·공사비 급등에 사업 기간을 줄이려는 다양한 노력과 맥이 닿는다. 최근에는 조합원 이주비 금리를 낮추기 위해 조합 차원에서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거나 주요 대출 은행과 협의에 나서는 경우도 잇따른다. 앞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재건축 조합이 은행권과 협의해 이주비 대출 가산 금리를 조정한 바 있고,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조합도 은행권에 금리 인하를 요청했다. 다만 이주비 대출 금리는 대출에 참여한 금융회사들의 만장일치 합의가 필요해 조정이 쉽지는 않다.
아울러 공사비 분쟁 장기화를 막으려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만약 협상이 결렬되면 공사 중단, 입주 지연 등 적게는 수개월부터 몇 년까지 일정이 밀리고, 이는 또다시 공사비를 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단 것이다. 한 서울 재건축 조합장은 “공사비가 너무 높아 시공사를 교체하고 싶어도, 다른 건설사들이 원하는 수준도 담합 수준으로 다르지 않다 보니 차라리 협의점을 찾는 게 빠르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