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삼익아파트 토지 지분 경매로…‘청담 르엘’ 입주권 물건
1회 유찰로 최저입찰가 29억원부터…다음달 6일 2차 매각일
전문가들 “조합원 지위 승계 여부, 추가 분담금·이주비 따져봐야”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서울 강남권 청약시장 최대어인 ‘청담 르엘’ 입주권을 배정받을 수 있는 물건이 경매로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세보다 낮은 감정가에 혹해 경매에 참여했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조합원 지위 승계 여부, 추후로 부담해야 하는 조합원 분담금과 이주비, 대출 이자까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2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134-18(청담삼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일대 2만9715㎡ 중 62㎡(지분)이 다음달 6일 2차 매각일을 앞두고 있다. 감정가 36억7283만원짜리인데 한 차례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감정가의 80% 수준인 29억3826만원까지 떨어졌다. 건물은 멸실된 상태이기에 토지에 대해서만 지분을 감정했다.
해당 물건은 청담삼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내 토지 지분이다. 채권자가 일정 기간 이자를 내지 못한 채무자를 대상으로 신청한 임의 경매 물건으로, 채무자는 조합원이다. 이미 분양 신청을 완료했으며 분양 아파트는 전용면적 111B㎡형이다. 분양가격은 24억2050만원이다.
1980년에 지은 청담삼익아파트는 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청담 르엘’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2017년 관리처분 인가를 받고 2021년 착공 신고 후 현재 신축 공사 중에 있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9개 동 총 1261가구 규모이며 올 상반기 149가구가 일반 분양으로 나온다. 2025년 하반기 입주 예정이다.
아직 일반 분양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청담 르엘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만, 청담동 주변 시세가 3.3㎡당 1억원인만큼 분양가가 3.3㎡당 7000만원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용면적 111B㎡형은 일반 분양으로 나오지 않지만, 인근에 위치한 ‘청담 자이’ 전용면적 89㎡가 이달 38억원(11층)에 거래된 것을 감안하면 시세가 40억원대 이상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러 변수를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먼저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청담 르엘은 강남 3구로 투기과열지구에 속해 재건축 조합원 지위가 양도가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금융회사가 경매에 부친 물건은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하다. 해당 물건이 이러한 예외 조항에 해당하는지 권리분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자금 조달 계획도 미리 세워야 한다. 법원 감정평가서에 따르면 조합원이 향후 부담해야 하는 분담금은 6억9716만원, 추가 이주비는 4억원, 이자는 7000만원이다. 조합원 지위를 승계하더라도 채무자가 이주비와 대출 이자를 납부하지 않았을 경우 분담금까지 합쳐서 총 11억6700만원 가량을 추가로 마련해야 하는 셈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청담 르엘은 투기과열지구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조합원 자격 승계가 가능한 물건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기준을 충족해도 입찰가에 분담금, 이자비, 대출까지 추가로 11억원 가량 부담해야 할 수 있기에 입주권 프리미엄(웃돈) 가격을 확인해 투자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