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된 황선홍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이 손흥민(토트넘)과 물리적 충돌을 빚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주전 선수로 선발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황 감독이 손흥민과 이강인의 화해를 적극 중재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29일 축구계에 따르면, 이강인과 손흥민의 런던 만남의 배경에는 황선홍 감독의 적극적인 중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이강인이 런던으로 날아가 손흥민에게 용서를 빌었고, 손흥민은 후배의 사과를 받아줬다.
손흥민은 이강인과 다정한 포즈로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한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달라"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축구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네트워크가 좋고 선수들 장악력이 뛰어난 황 감독이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두 선수간 갈등을 적극 중재했다"고 한겨레에 말했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27일 황선홍 감독을 3월 예정된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타이와의 홈앤어웨이 경기의 임시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이에 황 감독이 3월21일 타이와의 홈 경기, 26일 원정 경기를 앞두고 11일 발표 예정인 대표팀 명단에 '애제자' 이강인을 선발할지 여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황 감독과 이강인 간의 관계는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역대 최고의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황 감독은 이강인의 재능을 높게 평가했고, 강·온 양면의 용병술로 이강인을 다스렸다.
특히 황 감독은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축구 금메달을 지휘하며 누구보다 '이강인 활용법'을 잘 파악하고 있는 지도자로 꼽힌다.
이강인도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자신을 알아봐 준 황 감독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황 감독은 이제 타이와의 경기를 앞두고 경기 내적, 외적으로 이강인과 동료들을 융화시킬 묘안을 짜내야 한다.
한국은 대표팀 선수간 몸싸움이 벌어진 다음 날인 6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에서 유효 슈팅을 1개도 시도하지 못한 채 무너졌다. 당시 이강인이 손흥민 등에게 패스하지 않아 공을 뺏기면서 추가 실점한 장면을 놓고 팀워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 지도자 중 황 감독만큼 성취를 이룬 사령탑은 찾기 힘들다"며 "이강인과 신뢰도 두터운 만큼,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리더십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