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경선 시작…하위 10~30% 대상 의원에게는 ‘감산’ 사실 통보

공천 ‘원천 배제’ 대상이 ‘재배치’는 가능? 시스템 취지 퇴색 지적

‘김건희 특검’ 재표결 ‘이탈표’ 방지용 해석 나와…“탈당 막아야”

국민의힘, 결국 ‘깜깜이 컷오프’?…현역 물갈이 규모 줄어든다 [이런정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 현역의원 ‘컷오프’ 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당초 국민의힘은 ‘공정·쇄신 공천’을 표방하며 현역의원 하위 10%를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기로 했는데, 지역구 재배치의 경우 그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다. 시스템에 따르면 사실상 컷오프인 의원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깜깜이 컷오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희들이 만든 룰 자체는 경선까지 다 끝나봐야 어느 정도 쇄신이 이뤄졌는지 알 수 있다”며 “지금 (경선·단수공천 발표가 나지 않고) 남아있는 지역에서 그 부분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 고민을 하는 중”이라고 했다. 장 사무총장은 “쇄신의 부분은 하위 10%~30% (대상 의원에 대한 경선 감산)에서 결론이 나는 구도로 되어있는데 경선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쇄신이 없다고 비판하는 것은 이른 감이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은 아직 현역의원 하위 10% 의원들에게 별도 통보를 하지 않았다. 다만 하위 10~30%에 속하는 의원들에게는 통보가 이뤄졌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앞서 현역의원 이들에 대해 경선 자격을 부여하되 여론조사 득표율에서 35%를 감산하기로 했다. 상대후보가 여성, 청년, 정치신인인 경우 가산점을 받기 때문에 본인의 감산 여부를 알고 경선에 임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전했다.

경선 결과에서 탈락하는 현역의원 비중까지 봐야 쇄신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주장인데, 처음 발표한 시스템 공천 취지와 상반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공천에서 ‘원천 배제’ 대상인 하위 10% 현역의원들도 타지역에 배치되면 총선에 출마할 수 있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전날 장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지역구를 옮긴 분들은 현역의원 평가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다”며 “(하위 10% 현역의원들이) 당의 요청에 의해 지역구 조정이 있다고 해서 갑자기 다른 분이 하위 10~30%에 포함돼 예측 못 한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게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공천에서 ‘원천 배제’한다는 것은 22대 총선에 출마하지 못하게 한다는 의미인데 험지라도 그 기회 자체를 부여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시스템, 공천의 의미는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나온다”고 지적했다. 아직 공천 여부가 미발표된 의원실 관계자는 “(공천 여부 발표가) 늦어질수록 지역에서 경쟁자들끼리 비방이 난무하고 선거운동도 늦어져 결과적으로 본선 경쟁력을 낮추는 ‘지는 공천’을 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국민의힘은 전국을 4개의 권역으로 나눠 현역의원 평가를 진행한다. ▷1권역(강남3구를 제외한 서울지역·인천·경기·전북) ▷2권역(대전·충북·충남) ▷(서울 송파·강원·부산·울산·경남) ▷4권역(서울 강남·서초·대구·경북)이다. 각 권역에서 하위 10%는 공천 원천 배제다. ‘낙동강 벨트’에서 지역구 재배치가 된 서병수, 김태호, 조해진 의원은 3권역으로 만약 이들이 기존 현역의원 평가에서 하위 10%라면 PK 강원 지역의 더 이상 컷오프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3권역에서 아직 공천 여부가 발표되지 않은 의원 명단에는 ‘윤핵관’으로 분류된 권성동, 박성민 의원이 포함된다.

2권역에서는 현재 4선의 이명수 의원만 공천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시스템 상 ‘공천 원천 배제’가 확실하지만 공관위는 별도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4권역에 해당되는 김희국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음에도 컷오프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공천 신청도 하지 않아 지난주 진행된 공천 신청자 면접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해당 면접 점수는 현역의원 평가에도 적용된다. 앞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김웅 의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현역의원을 평가하겠다고 발표했을 당시에는 김희국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기 전”이라고 설명했지만,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은 불가피하다.

국민의힘이 현역의원 교체에 소극적인 이유로는 ‘김건희 특검’ 재표결과 저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꼽힌다. 현재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쌍특검법 재표결이 늦춰지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는 상황에서 컷오프 된 의원이 ‘이탈표’로 이어지면 안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대통령 지지율이 낮고 의원들도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공감대가 있는 상황”이라며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한 의원이 TK지역에서 지난 총선 때처럼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에 불리하다. 탈당은 막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