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설에 임원 인사 앞당겨

신유열 전무 승진 가능성…젊은피 수혈

부진 사업 정리 등 숙제…유동성 확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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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지주 본사가 있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경. [롯데지주 제공]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비상 경영체제인 롯데그룹이 예년보다 이르게 쇄신을 준비한다. 부진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세대교체 인사로 인력 효율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28일 이사회를 소집해 주요 계열사 인사를 확정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2년간 12월 초중순에 인사를 냈다. 하지만, 올해는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조기 쇄신에 나섰다는 풀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롯데가 수년간 추진해 온 세대교체가 50대까지 내려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내년 3월 등기임원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 중에서는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1960년생), 이영구 롯데웰푸드 대표(1962년생),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1966년생) 등이 60세 전후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사업성을 고려하면 혁신이나 쇄신 방향으로 인사의 무게가 쏠릴 것”이라며 “젊어지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심으면서 경영 효율화를 챙길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실제 신동빈 회장은 최근 정기 인사에서 ‘세대교체’를 기조로 젊은 리더를 앞세웠다. 작년에도 60대 계열사 대표이사 8명이 퇴진했다. 사장급 평균 연령은 전년보다 5살 더 젊어진 57세였다.

세대교체 중심에는 ‘오너 3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거론된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 전무는 1986년생이다. 2020년 롯데계열사로 근무를 시작해 지난해 인사에서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3월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 6월에는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그룹 내 존재감을 키워왔다.

각 계열사 임원을 10~30% 감축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적자 계열사를 중심으로 임원 수를 줄여 비용을 아끼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롯데온, 롯데면세점, 코리아세븐, 롯데호텔앤리조트 등 유통계열사가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등 임원들은 이달부터 급여의 10~3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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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해 9월 롯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벼리 기자

부진 사업 정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연초 일본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몇 년을 해도 잘되지 않는 사업에 대해서는 타사에 부탁하는 것이 종업원에게도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앞으로도 몇 개를 매각할 것”이라며 부진 사업 정리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미 계열사들은 일부 사업의 정리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부동산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와 함께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 매각을 검토 중이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1334억원으로 롯데백화점 32개 점포 중 29위를 기록했다.

그룹사의 유동성 확보 가능성도 거론된다. 롯데렌탈은 “최대주주 등의 당사 지분 매각 추진 보도와 관련해 당사의 최대주주 등은 외부로부터 롯데렌탈 지분 매각에 대한 제안을 받았다”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호텔롯데도 약 6조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 유동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롯데그룹은 28일 오후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를 진행한다. 애초 이달 26일로 계획됐으나 정기 임원 인사가 예정된 날로 미룬 것이다. 롯데 측은 “지금까지 투자자들과 소통을 통해 청취한 다양한 의견을 충실하게 논의하기 위해 기업설명회 일정을 미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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