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보고 아기인줄…“목숨 걸고 겨울 바다 뛰어든 청년 찾습니다”
[유튜브 '딥씨다이버' 영상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바다에 떠내려가는 인형을 아기로 착각해 구조에 나선 남성의 사연이 공개돼 이목을 끌고 있다.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출신 정성훈 씨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실제상황, 20대 청년이 바다에 빠진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지난 8일 경남 창원 귀산동 마창대교 아래 바다에서 발생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영상을 보면 20대로 추정되는 남성 A씨가 바다에서 무언가를 향해 헤엄친다. 근처를 지나던 정씨는 '풍덩' 소리를 듣고 상황 파악에 나섰다가 겨울 바닷속 A씨를 보고 "지금 뭐하시냐, 빨리 나오라"고 재촉했다.

정씨는 당초 바다에 빠진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으나, 수영을 잘하는 모습을 보고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하지만 이내 A씨의 "살려달라"는 외침을 듣고 정씨는 곧바로 바다로 뛰어들었고, 힘겹게 물 위에 떠있던 A씨를 육지로 끌어올렸다. 정씨는SSU를 전역한 뒤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었다.

그 사이 이 모습을 지켜본 시민이 119에 신고한 뒤 A씨 구조를 도왔다. 정씨가 A씨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려 가까이 가자 그의 품에서는 아기 모형의 인형이 나왔다. 정씨가 "이걸 구하려고 간 거냐"고 묻자 이내 정신을 차린 A씨는 "감사하다"는 말만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

정씨는 "요구조자분은 실제 아기와 너무나 흡사한 인형이 바다에서 떠내려오는 것을 보고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에 고민 없이 뛰어들었다가 쥐가 난 듯 했고 다행히 근처에 있었던 제가 구조할 수 있었다"면서 "사람이 사람을 살리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일지도 아닐지도 모르는 대상을 위해서 목숨 걸고 겨울 바다에 뛰어드신 이름 모를 청년분께 진심으로 존경의 말씀을 전한다"며 A씨를 찾고 싶다고 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겨울 바다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사람은 알 텐데 두 분 다 무사해서 다행이다", "아기인형보고 뛰어든 청년 리스펙한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아직까지 대한민국이라는 곳이 살기 좋은 나라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