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술기업 다수…“노동시장 악화 조짐”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의 직원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올해 들어 미국의 해고가 급증하며 노동시장이 악화하기 시작했다는 조짐이 나타났다고 폭스뉴스가 1일(현지시간) 전했다.

인사관리 컨설팅회사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 기업들은 1월에 전달보다 136% 증가한 8만2307개의 일자리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1년 전보다는 약 20% 줄어들긴 했지만 2009년 집계 이후 1월 기준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앤디 챌린저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 수석부회장은 "인력 감축은 광범위한 경제 추세와 다양한 부문에서 자동화 및 인공지능(AI) 도입 증가로 가는 전략적 변화의 영향이 컸지만 기업들은 해고 목적을 비용 절감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분야별로는 금융권이 2만3238명을 해고하겠다고 발표해 가장 많았다. 2018년 9월 2만7343명 이후 최대 인원이다.

이 가운데 대다수는 인력의 10%인 2만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씨티그룹이 차지했다.

기술기업(1만5806명)과 식품생산기업(6656명)도 적지 않은 감원을 했다.

지난달 일자리 축소의 주요 요인은 구조조정이었다.

기업들은 업장 폐쇄와 인공지능(AI)도 원인으로 지목했다.

미국의 노동시장은 경기 둔화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기대를 뛰어넘어 최근 몇 년간 역사적으로 수요 대비 공급이 적은 상태를 유지해 왔다.

미국의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 통계는 2일 발표되는데, 지난달 21만6000개에서 18만개로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발표되는 실업률은 3.8%로 다소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2월의 첫날인 이날 독일 도이체방크도 내년까지 비(非) 고객 응대 근로자 3500명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여기엔 지난해 이미 내보낸 800명이 포함됐다.

2015년 10만명이 넘었던 도이체방크 직원은 2021년 8만3000명으로 줄었다가 다시 늘어 9만명을 넘긴 상황이다.

이번 인력 감축안은 비용 절감이 목적으로, 지난해 경영 효율성 지표인 판매관리비용율(CIR)은 내년 목표인 62.5%보다 훨씬 높은 75%에 달했다.

도이체방크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시장 전망치에 못 미친 약 5% 증가에 그쳤다.